TSMC, '기술 유출 의혹' 인텔 이직 前R&D부사장 상대 소송
[대만 총통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기밀 유출 의혹이 제기된 연구개발(R&D) 담당 전 부사장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26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TSMC는 지난 7월 말 퇴직한 후 미국 반도체 회사로 이직한 뤄웨이런 전 기술 R&D·기업 전략 발전 수석 부사장에 대한 소송을 지적재산권법원과 상업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뤄 전 부사장이 TSMC 퇴직 직후 바로 인텔에서 집행 부사장(EVP)을 맡았다며 TSMC 영업비밀과 기밀 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아 법적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TSMC가 자사와 뤄 전 부사장 간에 체결한 고용계약, 동종업계 이직 금지 조항과 영업비밀법 등의 위반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TSMC가 뤄 전 부사장 동정이 수상하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실상 R&D 부서 감독 권한이 없는 기업 전략 발전부로 이동시켰지만, 그가 직급을 이용해 계속 R&D 부서에 최신 자료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뤄 전 부사장은 퇴직을 앞두고 팡스화 TSMC 법률 담당 부사장과의 면담에서 인텔이 아닌 학술 기구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뤄 전 부사장이 인텔에 합류한 후 올해 초 10%대였던 인텔의 18A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매달 7% 이상 개선되고 있어 기밀 유출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 보도 이후 침묵을 지키던 TSMC가 국가안전법에 의한 형사소송이 아닌 민사소송에 나선 것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고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만 정부 산하 국가발전기금(NDF) 대표 자격으로 TSMC 이사회에 참가하는 대만 경제부는 TSMC의 법적 행동을 존중한다며 향후 산업에 대한 영향을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만언론은 뤄 전 부사장이 퇴직을 앞두고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등 최첨단 공정 기술 관련 기밀 자료를 복사해 외부로 반출했다고 보도했다.
2004년 TSMC 입사 전 인텔에서 근무한 뤄 전 부사장은 TSMC에서 최대 80박스에 달하는 기밀 자료 등을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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