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힐신고 부르카 뒤집어쓴 호주 상원…"벗어라" 요구에 손가락질

(서울=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캔버라에 있는 호주 의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부르카를 뒤집어쓴 호주 의원이 의회로 들어섭니다.

부르카 안에는 다리가 드러나는 치마에 하이힐 차림.

옷이 불편한 지 몇 번 자세를 바꾸더니 다리를 꼬고 앉습니다.

호주 극우 정당 '원 네이션' 소속 폴린 핸슨 상원의원인데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이슬람 복장을 착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 제출이 막히자 의회에 부르카를 쓰고 입장한 겁니다.

핸슨 의원의 돌발 행동을 본 의원들은 일제히 비판 소리를 냈습니다.

호주 녹색당 상원 원내대표인 라리사 워터스 의원은 "(핸슨 의원의 행동은) 신앙인들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행위"라며 "이는 극도로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핸슨 의원은 부르카를 벗으라는 요청을 끝내 거부했고, 자신을 비난하는 동료 의원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상원 회의는 결국 중단됐습니다.

핸슨 의원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의회가 (이슬람 복장 착용을) 금지하지 않는다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여성을 학대하는 부르카를 (앞으로도) 의회에서 착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핸슨 의원이 의회에서 부르카를 써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지난 2017년에도 정부 건물이나 신분 확인이 필요한 장소에서는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못 입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회에서 20분가량 부르카를 써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핸슨 의원은 1990년대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아시아인의 이민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로 명성을 얻었으며 상원에 입성한 뒤에도 무슬림 이민 금지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 금지 등을 주장해 왔습니다.

호주 상원은 25일 핸슨 의원에 대해 7일간의 의회 출석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제작: 진혜숙·최주리

영상: 로이터·AFP·Pauline Hanson's Please Explain 페이스북

jean@yna.co.kr

저작권자 © 한민족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