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민간인 표적 공격 안 한다" 반박…피해 부족 지도자 "드론이 공격"
"파키스탄 공습으로 10명 사망" 주장한 아프간, 보복 예고
파키스탄 "민간인 표적 공격 안 한다" 반박…피해 부족 지도자 "드론이 공격"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파키스탄의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양국 사이에 긴장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정권 대변인은 성명에서 "파키스탄군의 공습은 아프간 주권을 직접 공격한 행위이고 국제 규범과 원칙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영공을 비롯해 영토와 국민을 방어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며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전날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의 공습으로 남동부 호스트주에 있는 민간인 집이 폭격받았고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후 파키스탄과의 국경 인근 산악 지역인 동부 쿠나르주와 파크티카주에서도 주택과 차량이 공격받아 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측 주장에 대해 아흐메드 샤리프 차우드리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전날 북동부 펀자브주 라왈핀디에서 브리핑을 열고 파키스탄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살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공습은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은신처를 겨냥했다며 "(이처럼) 우리는 공습할 때마다 발표하고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가 모여 결성된 극단주의 조직인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아프간 탈레반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프간에 주요 은신처를 둔 채 파키스탄으로 오가며 각종 테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받은 아프간 호스트주의 부족 지도자 메르 아담 칸은 AP에 드론이 공격했다며 "드론이 어디서 왔는지, 누가 보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지방법원 인근과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페샤와르 등지에서 3차례 자살 폭탄 테러가 잇따랐고 국경경찰대 소속 보안 요원 3명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숨졌다.
파키스탄은 3차례 테러 모두 아프간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파키스탄과 아프간은 지난달 무력 충돌을 벌여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파키스탄군이 지난달 9일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했고, 아프간 탈레반군은 보복 공격을 했다. 양측 사이에 벌어진 무력 충돌로 군인과 민간인 등 70여명이 숨졌다.
양국은 지난달 15일부터 48시간 임시 휴전을 한 뒤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으나 이후 평화 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하지 못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무역은 중단됐으며 모든 국경 검문소도 지난달부터 폐쇄됐다.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so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