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연구팀 "美·유럽 가수 648명 비교…유명 가수가 약 4년 일찍 사망"

[건강포커스] "유명 가수, 덜 유명한 가수보다 조기 사망 위험 33% 높아"

獨 연구팀 "美·유럽 가수 648명 비교…유명 가수가 약 4년 일찍 사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명세'도 사망 위험 요인일까?

미국과 유럽 가수들에 대한 연구에서 유명 가수들의 조기 사망 위험이 덜 유명한 가수들보다 33% 높으며 이로 인해 약 4년 일찍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추모하는 팬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비텐-헤르데케대학 미하엘 두프너 박사팀은 26일 국제학술지 역학·지역사회 보건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서 미국·유럽 가수 중 스타 324명과 덜 유명한 324명을 대상으로 한 사망 위험 분석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엄격한 검증 결과 유명세 자체가 중요한 수명 단축 요인일 수 있고, 위험 정도는 '간헐적 흡연'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대중의 주목을 받는 유명인의 취약성과 그들에 대한 보호 및 지원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들은 유명 가수들이 일반인보다 더 일찍 사망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그 원인이 유명세 자체 때문인지, 음악산업이 가수에게 주는 부담 때문인지, 또는 가수들의 생활방식 때문인지 등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비평가·전문가 평가 기반 음악·가수 랭킹 사이트(acclaimedmusic.net)의 '역대 아티스트 Top 2000'에서 스타 가수와 덜 유명한 가수 324명씩을 선택해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사망 위험을 충분히 추적하기 위해 1950~1990년 활동한 가수들만 포함했고, 두 그룹 가수의 출생 연도, 성별, 인종·민족, 음악 장르, 솔로 또는 밴드 여부, 밴드 리드보컬 여부 등은 일치시켰다.

포함된 가수는 남성이 83.5%, 평균 출생 연도는 1949년, 북미 출신이 61%였다. 장르는 록 65%, 리듬 앤드 블루스(R&B) 14%, 팝 9%, 뉴웨이브 6%, 랩 4%, 일렉트로니카 2% 순이었다. 밴드 멤버가 59%였고, 솔로는 29%, 밴드·솔로 겸업 12%였다.

분석 결과, 덜 유명한 가수들은 평균 79세까지 산 반면 스타 가수들의 평균 수명은 75세로 4년 더 일찍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로 가수의 사망 위험은 밴드 가수보다 26% 높았지만 이 변수를 포함해도 유명 가수들은 덜 유명한 가수들보다 더 일찍 사망할 위험이 3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33%는 '간헐적 흡연'으로 인한 사망 증가 위험(34%)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사후에 명성을 얻은 가수는 단 2명(0.6%)이었으며, 유명 가수들의 높은 사망 위험은 유명해진 후 시작됐고 인기를 누린 시기 전반에 걸쳐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연구팀은 유명 가수의 사망 위험 증가는 유명세와 함께하는 강도 높은 대중의 감시, 공연 압박, 사생활 상실 등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맞춤형 보호와 지원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보여줄 수 없으며 분석 대상도 일부 지역의 가수에 국한돼 있어 다른 지역이나 영화·스포츠 등 분야의 유명세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 Michael Dufner et al., 'The price of fame? Mortality risk among famous singers', https://jech.bmj.com/lookup/doi/10.1136/jech-2025-224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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