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단체 "고궁 입장료, 이주아동 차별한 문화재청 시정해야"
이주단체 "고궁 입장료, 이주아동 차별한 문화재청 시정해야"
  • 이상서
  • 승인 2022.04.2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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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어린이날 무료입장 정책에 '외국인 어린이 제외' 논란

이주단체 "고궁 입장료, 이주아동 차별한 문화재청 시정해야"

문화재청, 어린이날 무료입장 정책에 '외국인 어린이 제외' 논란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국내 이주인권단체가 어린이날 고궁 입장료를 두고 이주 아동을 차별한 문화재청의 정책을 비판하고 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화재청 제공]

40여 개 이주인권단체로 구성된 '이주 배경 아동·청소년 기본권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는 28일 성명을 내고 "'전 세계 모든 아동은 국적이나 인종, 성별과 무관하게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본원칙은 우리 모두 공유하는 상식"이라며 "그러나 문화재청이 발표한 고궁 입장료 정책을 보면 노골적으로 외국인 아동을 차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문화재청은 '5월 궁능 무료·특별 개방' 안내문을 공지하면서 내달 5일 어린이날에 '어린이 동반 보호자 2인 무료입장'이라고 명기했지만, '외국인 어린이 제외'라는 주석을 달았다.

12세 이하 아동을 둔 내국인 부모는 입장료를 면제하지만, 외국인 아동과 그 부모는 입장료를 그대로 징수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연령대를 외국인은 6세까지, 내국인은 24세까지로 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 단체는 "부모 손을 잡고 고궁을 방문할 아동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런 정책을 발표해서는 안 됐다"며 "이들은 잠시 한국에 들른 관광객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일하고 세금을 내며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이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한복 입고 경복궁에서 찰칵'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들이 고궁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 "아동이라고 해서 자신이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며 "오히려 일상 속에서 누적된 이러한 차별의 경험은 아이들의 자아 형성과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100년 전 어린이날을 제정한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얼굴에 슬픔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죄인은 없다'고 했다"며 "국적을 이유로 어린이날의 주인공을 차별하는 정책은 용납할 수 없으며, 문화재청에 차별 행위의 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인사말 하는 김현모 문화재청장
(서울=연합뉴스)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27일 오후 경북 봉화군에서 열린 문화재수리재료센터 착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4.27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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