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우리 사회 안착위해 꼭 필요한 것은 '소속감'"
"난민, 우리 사회 안착위해 꼭 필요한 것은 '소속감'"
  • 이상서
  • 승인 2022.04.20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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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속' 감독 "사회 구성원 모두 배제되지 않고 소속감 느끼길 바라"
제1회 유엔난민기구 온라인 영화제 개막…내달 3일까지 난민 다큐멘터리 등 상영

"난민, 우리 사회 안착위해 꼭 필요한 것은 '소속감'"

영화 '소속' 감독 "사회 구성원 모두 배제되지 않고 소속감 느끼길 바라"

제1회 유엔난민기구 온라인 영화제 개막…내달 3일까지 난민 다큐멘터리 등 상영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소속감을 둘러싼 고민은 난민뿐만 아니라 모든 이의 보편적인 숙제가 아닐까요?"

난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난민 다큐멘터리 영화 '소속(Belonging)'을 제작한 폴 우 감독이 20일 더 플라자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유엔난민기구(UNHCR) 온라인 영화제' 개막식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유엔난민기구 제공]

난민 다큐멘터리 영화 '소속(Belonging)'을 제작한 폴 우 감독은 20일 더 플라자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유엔난민기구(UNHCR) 온라인 영화제' 개막식에서 "난민이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 소속감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회가 날 필요로 한다는 확신을 가져야 어울려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고향인 스웨덴에서 행사에 참여한 그는 "난민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소속감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고 말했다.

20일 더 플라자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유엔난민기구 온라인 영화제' 개막식. [유엔난민기구 제공]

영화는 난민과 해외 입양인, 실향민, 무국적자 등 고향을 떠난 이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결여된 소속감'을 주제로 집단에 속하길 원하는 이들의 고민을 그린 작품이다.

정우성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가 내레이션을 담당해 화제를 모았던 '경계에서'(2017년) 등 난민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온 폴 우 감독은 영국에서 태어나 홍콩 등을 거쳐 현재는 스웨덴에 귀화해 사는 이민자 출신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각자의 소속감에 대해 한 번씩 돌아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의 인생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국가에서 이방인으로 살면서 소외된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소속감이 얼마나 중요하고, 우리의 행복과 직결된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대규모 난민 사태만 보더라도 이는 앞으로도 지구촌의 중요한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소속감의 반대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배제'가 아닐까 싶다"며 "집단에서 배제되는 것을 원하는 이는 없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속'에서 보조감독으로 활동한 압둘 와합 시리아 난민 구호단체 '헬프 시리아' 사무국장도 "한국으로 귀화한 뒤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증을 받아든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나에게도 소속감이 생겼구나'하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최초 시리아인 유학생'이라는 타이틀로 대중에게 알려진 그는 "1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종종 '난 한국인인가, 시리아인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며 "이제는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과 친구들이 내 소속이다'라는 답을 찾았다"고 웃었다.

이어 "나처럼 소속감을 찾은 외국인과 난민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난민 출신으로 이번 작품에 출연한 무삽 다르위시 인권 활동가는 "17살 때 모국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고, 2016년 한국에 와 난민 인정을 받았다"며 "딸과 아내가 안전한 나라에서 살길 바랐던 오랜 꿈이 이뤄진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 모두 '나는 한국인'이라고 믿는다"며 "우리가 소속된 이 나라가 좀 더 좋은 곳이 되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가 주최한 행사에는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등 국내외 이주인권 관계자를 비롯해 외교부·법무부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소속'을 비롯해 장애를 가진 국내 실향민의 삶을 다룬 '호다' 등 유엔난민기구가 제작한 작품 6편이 유엔난민기구 홈페이지(unhcrkoreafilms.com)를 통해 내달 3일까지 무료로 상영된다.

난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난민 다큐멘터리 영화 '소속(Belonging)'을 제작한 폴 우 감독이 20일 더 플라자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유엔난민기구(UNHCR) 온라인 영화제' 개막식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유엔난민기구 제공]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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