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박영수 친하지만 대장동 컨소시엄 청탁 전혀 안 해"
"남욱·정영학 '기승전 김만배' 거짓 진술…대장동 안 해도 그만"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이영섭 기자 = '대장동 로비스트' 김만배 씨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의 친분은 인정했지만, 사업 관련 컨소시엄 구성 등에 관해 청탁한 일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신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민간업자 중 자신이 박 전 특검과 가장 가까웠다고 인정하면서도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에 오른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고, 공모 관련 청탁은 다른 민간업자인 남욱·정영학 씨 등이 주도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며, 나중에야 일부를 전해 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2014년 11월∼2015년 4월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 씨 등을 비롯한 민간업자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원 등을 약속받은 박 전 특검의 혐의 사실에 자신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금융이라는 것은 경험해 보니 윗사람이 위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실무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더라"라며 "고검장(박 전 특검)께 대장동 사업을 말씀드린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대장동 사업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특검이 '필요한 일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말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애들(남씨와 정씨)이 지어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욱·정영학 진술조서를 보면 '기승전 김만배'"라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상당 부분 거짓 진술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 조사에서 '2014년 12월 말∼2015년 1월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에 애써줬다'고 진술한 것을 두고도 "그 답을 한 것은 맞는데 2016∼2017년 정영학에게 들었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고 빠져나갔다.
검찰이 "박 전 특검에게 피해가 갈까 봐 허위로 진술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지만 "그런 것은 없다"고 김씨는 말했다.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가 모르쇠로 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6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1심 재판에서 모른다는 식으로 진술하자 재판부는 "진술에 모순이 있다. 이럴 거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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