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에…외국계 컨설팅업체 작년 실적 '고전'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에…외국계 컨설팅업체 작년 실적 '고전'
  • 권혜진
  • 승인 2024.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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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영향에 상업용 건물 매각 성사 감소 등 원인으로 지목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에…외국계 컨설팅업체 작년 실적 '고전'

고금리 영향에 상업용 건물 매각 성사 감소 등 원인으로 지목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업무용 빌딩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국내에 진출한 외국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업체 상당수가 지난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고객들의 투자가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는 지난해 6억3천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영업이익 16억3천만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335억원으로 2022년(33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쿠시먼 측은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주요 거래가 이월됐고 사무실 확장 이전으로 영업외 비용이 늘어난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존스랑라살(JLL)도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41억1천만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0억9천만원)에 비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한 셈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79억7천만원으로 전년(651억4천만원) 대비 11.1% 감소했다.

이와 관련, JLL은 본사 방침에 따라 건물 관리 하도급 비용을 제외하는 등 매출 자체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어 다른 회사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세빌스코리아도 지난해 18억7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2년(26억4천만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다만 일부 업체는 실적이 개선됐다.

CBRE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2022년(25억5천만원) 대비 174.9% 상승했다.

다만 매출액은 893억원으로 10억원가량 줄었다.

회사 측은 "캐피털마켓 및 임대차 자문에서 고마진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빈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업계에선 시장 침체에 따른 매각 성사 건수가 줄어든 것을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사업영역이 매입매각과 임대차, 투자 전략 자문 등을 아우르나 매입매각 자문이 가장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와중에도 매입매각 담당 부서의 실적에 큰 영향이 없었는데, 지난해는 고금리로 타격이 큰 편이었다"며 "(상업용 부동산) 매물은 많이 나오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희망 가격 갭이 커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년에 리테일과 물류센터 쪽 상황이 아주 안좋았다"며 "올해부터 금리가 낮아진다는 기대가 있어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BRE가 지난 1월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총 205건, 14조8천억원으로 2022년보다 건수는 15%, 금액은 20% 각각 줄었다.

이는 거래 금액이 100억원 이상인 서울 소재 오피스, 상가, 호텔 및 수도권 소재 물류센터 거래를 취합한 것이다. 이 가운데 오피스 거래금액이 7조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줄었다.

나아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매입이나 매각 자문을 과거와 달리 1개 업체가 아닌 여러 업체에 공동으로 맡기는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대형 프로젝트를 할 때 컨설팅 업체 한곳에만 자문을 맡기지 않고 여러 곳을 공동 주관사로 정하는 분위기"라며 "이렇게 되면 결국 수수료도 나눌 수밖에 없어 예전과 같이 큰 건을 성사했다고 그 수익이 고스란히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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