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나눔운동의 최종 목표? 우리같은 단체가 없어지는 것"
"지구촌나눔운동의 최종 목표? 우리같은 단체가 없어지는 것"
  • 강성철
  • 승인 2023.12.15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발도상국 빈곤 해결에 25년 매진한 김혜경 이사장 인터뷰
"개발협력·지속가능개발, 자립 선순환 구조 만드는게 중요"

"지구촌나눔운동의 최종 목표? 우리같은 단체가 없어지는 것"

개발도상국 빈곤 해결에 25년 매진한 김혜경 이사장 인터뷰

"개발협력·지속가능개발, 자립 선순환 구조 만드는게 중요"

김혜경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지구촌나눔운동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전쟁 후 아무것도 없는 잿더미 위에서 시작한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 속에 우뚝 서는데 원조가 큰 힘이 됐죠. 이제는 보답할 차례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게 지구촌나눔운동입니다."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의 빈곤을 퇴치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돕기 위해 1998년 결성한 국제개발협력 비정부기구(NGO)인 지구촌나눔운동의 김혜경(67) 이사장은 창립 25주년을 맞아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립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매진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제부장을 지낸 그는 지구촌나눔운동의 창립멤버로 사무국장, 사무총장을 역임하는 초석을 다지는 데도 앞장섰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2010∼2013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내기도 했으며 2021년부터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단체 설립 배경에 대해 "1995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었고, 1996년에는 선진국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이제는 우리도 개도국을 도울 때가 됐다는 시민사회의 분위기가 조성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우리도 어려운 이웃이 있는데 굳이 외국을 도와야 하나라는 반대도 있었다"며 "그렇지만 전쟁을 겪은 뒤 빈곤을 퇴치하고 민주화를 이뤄내며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유일한 대한민국이 나눔을 실천한다면 다른 나라에 좋은 울림을 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르완다 농가 는 '암소은행' 사업
지구촌나눔운동 르완다에서 농가 자립을 돕기 위해 펼치고 있는 '암소은행' 사업. [지구촌나눔운동 제공]

지구촌나눔운동은 초창기부터 단순 원조나 기부가 아닌 '자립'에 방점을 두고 개발협력 사업을 펼쳤다.

대표적인 게 베트남에서 지금까지 펼치고 있는 '암소은행' 사업이다.

생활이 어려운 농촌 가정의 암소 구입비를 지원해 소득을 증대시키고 3년 후에는 지원금을 상환받아 또 다른 농가의 가축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김 이사장은 "이 사업은 일회성 지원과 달리 농가 주민의 지속 가능한 자립 사업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10월에 베트남에서 첫 사업을 펼쳤던 지역을 재방문했는데 발전한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베트남 농가가 자립에 그치지 않고 혁신과 발전을 지속하는 모습에 더욱 확신이 들었다"며 "궁극적으로는 도움을 받았던 베트남이 다른 이웃 국가를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특별협의 지위를 보유한 지구촌나눔운동은 현재 베트남, 몽골 등 개발도상국 8개 국가 9개 사업소에서 지역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업 범위도 확대해 베트남에서는 장애인을 돕기 위해 '한-베협력센터'를 설립해 특수교육·물리치료·직업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몽골에서는 젖소를 지원하는 '가축은행' 사업과 유목민들에게 겨울에 건초와 사료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료은행'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축산업 발전을 위해 '지역개발교육센터'도 설립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지구촌이 직면한 빈곤, 환경, 인권, 평화 이슈 등 동시대의 서로 다른 아픔을 이해하고 지속해 나눔 활동에 동참하자는 개발교육도 펼치고 있다.

그는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이라크 긴급구호를 펼치다가 정부 지침으로 철수하게 됐을 때 제일 아쉬웠다며 "조금만 힘을 더 실어줬다면 이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이후로는 항상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돌아봤다.

앞으로의 25주년 비전을 묻자 그는 단체 구성원 모두의 전문화, 지역민의 자립을 돕는 현지화,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해 개발협력이 확산하는 운동화 등을 꼽았다.

최종적인 목표는 지구촌나눔운동 단체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김 이사장은 "'빈곤을 역사로 만들자'는 슬로건처럼 지구촌의 모두가 빈곤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동티모르에서 쿡스토브 보급하는 김혜경 이사장
[지구촌나눔운동 제공]

wakaru@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