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을 음식으로 표현하면 떡볶이…달콤하고 매운맛"
"한국 생활을 음식으로 표현하면 떡볶이…달콤하고 매운맛"
  • 성도현
  • 승인 2023.12.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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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차 중국 결혼이주여성 리유정 씨, 체험담 공모전서 대상
숙대 아시아여성연구원·하나금융나눔재단 주최…26명 수상

"한국 생활을 음식으로 표현하면 떡볶이…달콤하고 매운맛"

9년차 중국 결혼이주여성 리유정 씨, 체험담 공모전서 대상

숙대 아시아여성연구원·하나금융나눔재단 주최…26명 수상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리유정 씨(왼쪽)와 몽골 출신 이주배경청소년 여호수아 군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국 생활을 음식으로 표현하면 떡볶이다. 달콤하고 매운맛, 진한 향기가 나는 맛은 매일 경험하는 일과 비슷하다. 떡볶이 한 그릇에는 과거의 추억이 들어있고, 떡볶이 때문에 사랑스러운 사람들도 생겼다."

2015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9년 차 결혼이주여성 리유정(33) 씨는 한국 생활을 돌아보면서 정착 과정과 그 안에서 만난 사람 등의 이야기를 떡볶이와 연결해 솔직하게 풀어냈다. 식당, 배달, 밀키트 등 떡볶이가 등장한 모습도 다양하다.

13일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에 따르면 그는 올해 연구원과 하나금융나눔재단이 주최한 '제16회 결혼이주민과 배우자의 모국어로 쓰는 한국살이 체험담' 공모전에서 에세이 '떡볶이 한 그릇에 담긴 한국의 추억'으로 대상을 받았다.

리유정 씨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국내 한 대학의 어학당에 다니던 시절부터 시작해 석사학위 취득과 취업,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겪으면서 성장한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8년 전 내게 떡볶이는 한국의 상징이었다"며 "불타는 빨간색의 고추장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본 네온사인 색깔이었다. 거리와 골목은 싱그러움과 설렘으로 가득했고, 떡볶이는 약간 매우면서도 달콤했다"고 말했다.

또 "친구와 학교 주변을 둘러보다가 기숙사 뒷문의 작은 골목에 있던 떡볶이집이 눈에 들어와 어눌한 한국어로 떡볶이 한 그릇을 달라고 했다"며 "매운맛에는 고향을 생각하다 울컥하는 아련함과 유학 생활의 달콤함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리유정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절을 떠올리면서는 "스트레스를 풀기 어려울 때마다 매운 떡볶이가 첫 번째 선택지였다"며 "남편과 떡볶이를 먹으며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면 온몸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또 다른 8년을 지낼 것이고 세월도 변하겠지만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떡볶이 한 그릇의 맛도 여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몽골 출신 이주배경 청소년 여호수아(18·야탑고 2학년) 군은 체험담 공모전과 함께 진행된 '제6회 이주배경 청소년 온라인 백일장'에 '오아시스', '어린 시절', '시' 등 3편의 시를 출품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몽골에서 태어난 여호수아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몽골인 부모와 함께 한국에 이주했다.

그는 3편의 작품을 통해 자아와 진로, 정체성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통해 청소년의 갈등과 고뇌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의 수기는 다음 주에 발간될 공모전 당선작 사례집에 소개될 예정이다. 사례집에는 두 공모전 수상자 26명의 작품이 담긴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7층 한상은라운지에서 열린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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