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보다 관광 끊겨 더 힘들어"…유선희 하와이마우이한인회장
"산불보다 관광 끊겨 더 힘들어"…유선희 하와이마우이한인회장
  • 강성철
  • 승인 2023.10.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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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복구에 한인회 앞장서…"산불 피해 섬 전체 1%도 안 돼"

"산불보다 관광 끊겨 더 힘들어"…유선희 하와이마우이한인회장

구호·복구에 한인회 앞장서…"산불 피해 섬 전체 1%도 안 돼"

유선희 하와이마우이한인회장
[촬영 강성철]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섬 전체에서 산불이 난 곳은 1%도 안 되는데 마치 전체가 피해를 본 것처럼 인식돼 관광객이 끊겨 큰 걱정입니다."

2023 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으로 방한한 유선희 미국 하와이마우이한인회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월 발생한 산불로 24개 한인 가구가 피해를 봤지만 인명 피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산불이 발생한 곳은 쇼핑센터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97명의 희생자가 나왔고 7천500여명의 이재민이 발행했다.

유 회장은 "대부분의 한인은 산불 발생 지역과 동떨어진 곳에 거주해서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마우이섬 전체가 관광지라서 호텔, 리조트 등 숙박 시설과 쇼핑몰 등은 피해가 없어 지금이야말로 한적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산불이 발생하자마자 한인회가 비상 연락망을 가동해 한인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했고, 이재민 구호에 앞장섰다.

그는 "때마침 강풍도 불어 순식간에 불이 번졌기에 한인들은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하고 몸만 피난한 상황이라 당장 먹을 것도 없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한인회는 한인교회로 대피한 한인들에게 식료품과 담요 등을 우선 제공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모금을 전개했고, 미주 전역에서 후원금이 답지했다.

유 회장은 "LA한인회가 2만 달러를 보내온 것을 비롯해 각 지역 한인회 또는 개인이나 단체 등에서 6만 달러 이상을 보내와 큰 힘이 됐다"며 "이를 피해 가정에 모두 공평하게 분배했다"고 소개했다.

산불 피해 가정에 구호품 전달하는 하와이마우이한인회
하와이마우이한인회는 지난 8월 산불 발생 후 모금 및 각지에서 보내온 성금으로 구호품을 만들어 피해 가정에 전달했다. [하와이마우이한인회 제공]

그는 "피해를 본 가정에는 모두 정부의 지원금이 나오니까 버틸 수 있지만 피해를 보지 않은 한인들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의 80% 이상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관광객이 아예 오지 않으니 두 달째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는 "특히 한국분들이 전혀 오지 않는다"며 "더 이상 산불 위험도 없는데 피해지역에 놀러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커서인 거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유 회장은 "피해를 본 관광지역의 재건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광을 와 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120년 전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민을 왔던 한인 후손이 마우이섬에도 2만여명 되며 이들도 한국계라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산다고 소개했다.

유 회장은 "1980년대 이후 건너온 한인들은 500여명으로 후손들과도 잘 어우러져 산다"고 말했다.

1992년 미국 애리조나로 유학 온 그는 1999년부터 하와이로 이주해 미용·뷰티숍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2년 임기의 한인회장에 당선된 그는 "산불로 한인 간 유대감이 더 커졌다"며 "비 온 뒤 땅이 더 굳듯이 더 살기 좋고 관광하기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 모두 합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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