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켄·고려인 후손으로 한민족 자긍심 커져 뿌듯"
"에네켄·고려인 후손으로 한민족 자긍심 커져 뿌듯"
  • 강성철
  • 승인 2023.07.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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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청 모국 연수 참가한 쿠바·카자흐스탄의 후손들 감격

"에네켄·고려인 후손으로 한민족 자긍심 커져 뿌듯"

동포청 모국 연수 참가한 쿠바·카자흐스탄의 후손들 감격

모국 연수에 참가한 애니깽 후손 박금사와 고려인 김블라드
재외동포청 초청 모국연수에 참가한 쿠바 에네켄 후손 박금사(사진 우측)와 카자흐스탄 고려인 4세 김블라드. [재외동포협력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은 선조의 고향이라 유대감이 별로 없었는데 모국의 따듯한 환대에 내 뿌리가 여기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당당히 어깨를 펴고 살아갈 힘이 생겼어요."

재외동포청 초청 '2023 재외동포 대학생 모국 연수'에 참가한 쿠바 한인 후손인 박금사(24)와 카자흐스탄 고려인 4세 김블라드(18) 씨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소속감도 생기고 자긍심도 커진 값진 체험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부산, 세종, 순천, 춘천 등에서 사회·역사·문화 체험을 하며 모국을 배우고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교류했다.

쿠바에서 한인 1세로 상하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을 펼쳤던 김세원의 후손인 박 씨는 "한류의 열풍이 쿠바에도 불어서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는데 직접 와보니 모든 것이 선진국다워서 뿌듯했다"고 반겼다.

쿠바 의대 6학년으로 졸업을 앞둔 그는 "중앙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 등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선조가 머나먼 이역만리 쿠바의 에네켄(용설란) 농장에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는지 이해가 됐다"며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의 모습에, 하늘나라에서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의대 2학년인 김 씨는 "재외동포의 역사에 대한 강연을 들으며 우리처럼 해외에 흩어져 사는 동포가 193개국에 750만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이번 연수에서 각국에서 온참가자들과 친구도 맺으면서 글로벌 한민족이라는 우군이 생긴 느낌"이라고 즐거워했다.

이들은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를 탐방하며 모국이 아직도 분단의 엄중한 현실 속에 놓여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곳에 휴전선이 있는데도 평화롭고 또 아직도 통일을 열망하고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씨는 이번 연수를 계기로 귀국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본격적으로 배울 계획이다.

그는 "한복을 걸쳤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치 오래전부터 입어 온 느낌이 들었다. 내 속에 나도 모르는 한민족 DNA가 있는 거 같았다"며 활짝 웃었다.

박 씨는 쿠바와 한국이 아직 미수교국이라서 모국 방문길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 많은 에네켄 후손이 모국을 알고 배워서 양국 간 가교가 됐으면 좋겠다"며 "한국계라는 자긍심을 갖고 인술을 펼치는 의사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비무장지대 탐방하고 한복 체험한 한인 후손들
모국 연수 기간 철원 비무장지대를 탐방하고 한복 체험에도 참여한 박금사와 김블라드 외 참가자들. [재외동포협력센터 제공]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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