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솔거미술관서 파독 간호사 출신 화가 노은님 유고전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생명의 화가'로 불리는 노은님 작가(1946∼2022)의 첫 유고전이 경북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다.
24일 경주엑스포대공원에 따르면 솔거미술관은 지난 22일부터 '나, 종이, 붓'이란 제목으로 노은님 작가의 회화작품과 입체작품(모빌) 40점을 전시하고 있다.
내년 5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유고전에서는 물고기, 새, 꽃 등 자연물을 소재로 생명이란 주제를 다뤄온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단순한 선과 원초적인 색으로 화면을 채운 노 작가는 인간을 새로, 새를 물고기로, 물고기를 나뭇잎으로 거침없이 바꿨다.
1946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노 작가는 1970년 독일로 이주해 함부르크의 항구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다.
감기에 걸려 출근을 하지 못하던 그의 집을 병원 간호장이 방문해 우연히 그의 그림을 본 뒤 1972년 병원 회의실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27세 때인 1973년 함부르크미술대에 진학해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1979년 대학 졸업 후 전업 화가로 활동했다.
1990년에는 함부르크조형예술대 교수로 임용돼 2010년까지 20년간 학생을 가르쳤다.
바우하우스,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 국제평화비엔날레 등 다양한 전시에도 초대됐다.
2019년 11월 독일 미헬슈타트의 시립미술관에는 그를 위한 영구 전시실이 문을 열었다.
그는 독일에서 암 투병 중 지난 10월 18일 별세했다.
솔거미술관은 지난 10월 노은님 작가 초대전을 열기로 했다가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취소한 바 있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노은님 작가의 유고전이 뜻깊은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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