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재한 조선족, 한중 가교 역할 중요해질 것"
"80만 재한 조선족, 한중 가교 역할 중요해질 것"
  • 왕길환
  • 승인 2022.09.0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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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 한중실크로드국제교류협회장, 홍콩 시사월간지 징바오서 밝혀
"한중 수교 30년, 정치적 신뢰 관계 회복 우선…양국 정상 만나야"

 

"80만 재한 조선족, 한중 가교 역할 중요해질 것"

이선호 한중실크로드국제교류협회장, 홍콩 시사월간지 징바오서 밝혀

"한중 수교 30년, 정치적 신뢰 관계 회복 우선…양국 정상 만나야"

 

 

이선호 한중실크로드국제교류협회 회장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현재 국내 거주 80만 명의 중국 동포는 한국의 경제와 무역 수출입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이해하고, 양국 간 경제·문화·인문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시점이 왔습니다."

서울 마포에 있는 한중실크로드국제교류협회 이선호 회장은 최근 발간된 홍콩 시사월간지 징바오(镜报) 9월호 인터뷰에서 이러한 내용의 재한 조선족 역할에 관해 이야기했다. 중국신문사 한국지사 류우쉬(刘旭) 수석기자가 인터뷰한 기사는 잡지 3쪽에 걸쳐 소개됐다.

지난해 국내 조선족 경제인들의 구심체가 될 재한동포경제인연합회(KDG)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은 그는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이린(海林)시 출신의 조선족이다.

위택국제그룹(홍콩) 사장, 베이징(北京) 후이헝세기과학기술유한공사 사장을 지냈다. 현재 실크로드국제문화경제무역합작교류조직(SICO) 부비서장 겸 주한국 총대표를 맡고 있다.

징바오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한국 정부 자료를 인용해 2021년 국내 화장품 대외 수출액 76억 달러(약 10조3천억원) 가운데 50%인 약 38억 달러(5조1천520억원)가 대중국 수출이었다고 밝혔다.

또 한국면세점협회 통계를 근거로 2020년 5월∼2021년 5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7조4천200억원이며, 95.78%(약 16조7천억원)가 대중국 매출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도운 것은 중국 동포 경제인들이었다"며 "약 80%에 달하는 13조원의 경제효과에 중국 동포 기업인들이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면세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이공'으로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윤석열 정부에 새로운 한중관계를 위해 ▲ 양국 간 신뢰 관계 회복 ▲ 지방정부 간 교류 확대 ▲ 왕훙(網紅·중국 온라인 인플루언서) 시장 활용 ▲ 양국 청년 간 교류 활성화 ▲ 스포츠산업 협력 등을 제언했다.

그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갈등 이후 완전한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양국의 최우선 과제는 정치적 신뢰 관계의 회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회복하려면 양국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양국 간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상호 의견을 교류하고 주요 문제마다 만남과 대화를 늘려가야 한다"며 "빠른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정부 간 교류는 공공외교 측면에 있어 최근 경색된 양국 국민감정을 녹이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며, 양국 국민이 상호 우호적인 감정을 회복한다면 도시와 기업 간 교류는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이는 곧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정부 간 교류는 국방, 안보, 외교 분야를 제외하고 경제, 문화, 도시행정, 도시 디자인, 방역 등 실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할 것을 제안하면서 그래야 양국 기업 간 투자와 문화교류 확대 이어진다고 부연했다.

 

홍콩 시사월간지 징바오에 게재된 이선호 회장 인터뷰 기사
[이 회장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주요 도시 봉쇄는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뚫을 것을 주문했다.

'2021년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왕훙 수는 2천1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들을 관리하는 다중채널 네트워크(MCN) 수도 6천500개가 넘는다. 이들 왕훙이 이끄는 라이브상거래 시장은 2017년 196억4천만 위안(약 3조6천원)에서 2021년 2조3천500억 위안(약 370조원)까지 성장했다.

이 회장은 "현재 많은 기업이 타오바오, 도우인(틱톡), 콰이쇼우 등의 플랫폼에서 왕훙을 통한 마케팅 판매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미디어와 유통이 결합된 온라인 실시간 방송 판매 방식이 보편화되고, 이후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청년들이 정치, 역사, 문화,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상호 이해관계를 가지려면 서로 만나 대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이 양국 관계 발전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함께 만나 논의하는 '한중청년교류센터'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문화, 학술, 예술 교류를 통해 마음의 거리감을 좁히고, 양국 정부가 함께 IT, 드론 등 차세대 미래 먹거리 분야의 청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는 중국의 태권도와 골프 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중국은 태권도 인구 1위 국가로, 2021년 기준 시장 규모는 한화 약 113조 원에 달한다면서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태권도를 통해 소프트파워를 발휘하는 전략을 연구, 개발해 문화 전파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골프 운동 발전 13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골프의 대중화 단계를 밟고 있다. 한국의 골프 산업에 대한 노하우와 중국의 인프라가 결합하면 상당한 경제적 시너지를 낼 수 있으므로 양국 정부는 관련 규제 완화와 기업 진출 지원 등 상호 협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남북문제를 풀어나가는데도 중국 동포의 가치와 역할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고 언어가 통하는 중국 조선족이 대화 통로를 개설하고 경제협력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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