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격에 안중근 의사 소환한 WSJ에…서경덕 "역사인식 부재"
아베 피격에 안중근 의사 소환한 WSJ에…서경덕 "역사인식 부재"
  • 왕길환
  • 승인 2022.07.14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얼빈 의거는 독립운동…기사 수정 요청할 것"

아베 피격에 안중근 의사 소환한 WSJ에…서경덕 "역사인식 부재"

"하얼빈 의거는 독립운동…기사 수정 요청할 것"

월스트리트 저널 7월8일자 기사
이토 히로부미 동상을 배치한 뒤 아베 전 총리의 피격에 대해 기사를 썼다. [인터넷판 캡처]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과 관련,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암살된 이토 히로부미까지 소환한 데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역사의식 부재"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14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이후 국내외 언론에서 일본 전·현직 총리 피습 역사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난 8일 보도된 WSJ의 기사를 소개했다.

WSJ는 '아베 신조 총격 사건이 일본의 전쟁 전 정치폭력 역사를 상기시킨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오래 재임한 총리 중 한 명인 이토 히로부미는 1909년 중국 북동부에 위치한 기차역에서 살해됐다. 암살자는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에 반대했던 한국인 민족주의자였다"라고 썼다.

또 "1921년 11월 당시 총리인 하라 다카시가 정부 정책에 반대한 도쿄역 철도 개찰원의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1936년 2월 쿠데타를 시도한 음모자들이 가장 영향력 있었던 다카하시 고레키요 전 총리와 다른 사람들을 암살했다"고 보도했다.

서 교수는 "이번 기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예시로 다룬 것은 WSJ의 명백한 역사 인식의 부재라고 판단된다"며 "다른 사건들은 일본 내부의 정치적 문제로 인한 폭력 사건이지만,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은 '독립운동'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WSJ에 기사 수정 요청을 할 것이다. 전 세계 독자들이 이번 기사로 인해 역사적인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미국 NBC 해설자가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NBC가 공식으로 사과한 사례를 들었다.

이어 "앞으로 미국 언론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캠페인을 더 펼쳐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ghwang@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