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피란민 700만명 이를 것…재건 위해 韓 도움 절실"
"우크라이나 피란민 700만명 이를 것…재건 위해 韓 도움 절실"
  • 이상서
  • 승인 2022.07.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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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이 하이두츠키 우크라이나 항만청 감독위원장
"우크라이나 재건 위해 국제 사회 적극적인 투자 필요"

"우크라이나 피란민 700만명 이를 것…재건 위해 韓 도움 절실"

안드리이 하이두츠키 우크라이나 항만청 감독위원장

"우크라이나 재건 위해 국제 사회 적극적인 투자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러시아의 침공으로 모국을 떠난 우크라이나 국민이 700만 명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안드리이 하이두츠키(42) 우크라이나 항만청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3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부분은 크게 세 가지"라며 "고국을 떠난 피란민에 대한 지원과 우크라이나 기업에 대한 투자, 기반시설 재건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이 하이두츠키 우크라이나 항만청 감독위원회 위원장. [본인 제공]

최근 하이두츠키 위원장은 자국 내 참상을 전 세계에 전하는 민간단체인 '키이우의 유령'(Ghosts of Kyiv)과 함께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주최의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인의 이주 문제' 온라인 강연을 했다.

그는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모국의 이주 실태와 함께 우크라이나와 국제 사회가 해야 할 과제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1991년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할 당시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은 5천200만 명에 달했다"며 "이후 경제난과 유럽 내 정세 변화 등으로 수백만 명이 국외로 떠나는 흐름이 이어지며 현재 3천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사태는 유례없는 대규모 이주를 야기했다.

전쟁 발발 후 한 달간 육로로 탈출한 우크라이나인은 300만 명에 달한다. 올해 연말이면 인접국인 폴란드와 체코 등으로 떠난 국외 피란민은 7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1991년 독립 후 줄곧 감소하는 우크라이나 인구.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제공]

그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내외 피란민 대부분이 보유한 현금이 바닥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관건은 이들이 장기적으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전시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기업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각국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는 고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 세계의 금융 지원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고 밝힌 그는 "러시아의 현재 타깃은 우크라이나이지만, 우리가 무너지면 그다음은 어떤 국가가 될지 모른다"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는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체코, 폴란드, 구소련 등을 침공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위해서는 한국의 도움도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붕괴한 우크라이나 기반시설 복구를 비롯해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피란민 수용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 사는 고려인 동포 1천200여 명을 수용한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인 투자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한국이 가진 국가 재건에 대한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2002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인턴 프로그램으로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2004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경영학(MBA)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어 키이우 타라스 셰우첸코 국립대 방문 교수를 거쳐 자국 내 국가투자진흥기관인 '우크라이나 인베스트'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입은 피해액은 1천500억달러(약 194조원)이며, 완전한 복구에는 1조 달러(약 1천297조원)가 필요하다는 게 유럽연합의 추산"이라며 "우크라이나 역시 강한 항전 의사를 드러내 종전까지는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은 모국을 떠날 것"이라며 "이들이 다시 고향을 찾고 모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안드리이 하이두츠키 우크라이나 항만청 감독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본인 제공]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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