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인 교원 양성해 한국어 가르치는 시대 열겠다"
"해외 현지인 교원 양성해 한국어 가르치는 시대 열겠다"
  • 왕길환
  • 승인 2022.05.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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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원 국립국어원장 "국외 한국어 교육 성장, 한류와 불가분의 관계"
내년 각국 한글학교 교사에 'K-티처' 인증…앞으로 현지인에 기회 줄 예정

"해외 현지인 교원 양성해 한국어 가르치는 시대 열겠다"

장소원 국립국어원장 "국외 한국어 교육 성장, 한류와 불가분의 관계"

내년 각국 한글학교 교사에 'K-티처' 인증…앞으로 현지인에 기회 줄 예정

국립국어원 장소원 원장
[국립국어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류의 지속 확산을 위해서는 한국어 교육의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방탄소년단(BTS)과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등으로 폭발한 한류 열풍이 한국어 교육 열기로 이어지면서 전문성을 갖춘 한국어 교원에 대한 수요가 국외에서 폭증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국어원도 효율적인 한국어 교육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데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들이 한국문화 콘텐츠에 호감을 느끼기 어려운 이유로 한국어가 어렵고 생소하다는 답이 1위였다"며 "국립국어원은 한국어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학문적, 실질적으로 탄탄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외 한국어 교육의 성장은 한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세계인들이 한국어를 누리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데 국어원은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제는 한국과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를 배우려고 했던 초기 단계에서 진일보해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과 관련한 토대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인이 한국어 교육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자체 개발한 'K-티처 인증 프로그램'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한국어 교원을 해외에 파견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국어 확산이 제한적이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는 "한국어 '학습자'가 '선생님'이 되는 시점에서 이들이 한국어 교육을 주도적으로 이끌도록 해야 한다"며 "국외 활동 한국어 교원과 예비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이들의 역량을 인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어원은 올해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이수하고 인터넷 기반 시험(IBT)으로 '인증 평가'를 통과하면 '국립국어원장' 명의의 인증서(Certificate)를 주는 제도다.

국어원은 내년에 각국 한글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지 대학의 한국학과 졸업 예정자에게도 참여 기회를 줘 현지인이 한국어 교원이 되어 한국어를 가르치는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국립국어원 장소원 원장
[장소원 원장 제공]

국어원은 한국어 교육을 위한 지식 기반 강화와 인적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지식 기반 강화를 위해 언어 교육의 가장 기본인 '한국어 기초 사전'을 구축해 운영한다. 학습자의 언어 습득을 추적할 수 있는 기초연구 자료로 학습자 말뭉치(컴퓨터가 읽을 수 있도록 모은 언어 자료)도 지속해서 구축하고 있다.

5만여 개의 어휘를 쉬운 말로 뜻풀이하고 다양한 학습 정보를 담은 '한국어 기초 사전'은 외국인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아랍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 타이어, 프랑스어 등 11개 외국어로 번역했다.

국어원은 2015∼2020년 총 440만 어절의 '한국어 학습자 원시 말뭉치'를 구축했다.

"2025년까지 언어권별·학습자 등급별 균형성을 갖춘 국가 수준 누적 1천만 어절의 학습자 말뭉치를 구축, 한국어 교육 연구자와 인공지능 기술 연구자를 위한 원천 자료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어원은 외국어 또는 제2 언어로서의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을 양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교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연수 사업도 진행한다. 그동안 6만6천800여 명의 교원을 양성했다.

장 원장은 "우리는 '국내외 한국어 교원 배움이음터' 사업을 통해 대학의 한국어 전문 교원, 교육부·법무부·여가부 등 부처별 다문화 학습자 대상 한국어 교원,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소속의 한국학교, 한글학교 교원 등 다양한 교육기관의 한국어 교원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연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교원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국어원 개발 한국어 교재를 기반으로 교수 내용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플랫폼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어원은 2005년부터 161종의 국내외 한국어 교재와 보조 자료 등을 개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뿐 아니라 교육부, 외교부, 여성가족부, 법무부가 공동으로 구성한 '한국어 교재 협의회'와 연계해 이들 부처, 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기본 교육자료를 만들었다.

장 원장은 현재 각국에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어 학습 환경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원은 이 변화에 발맞춰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을 고시해 교육의 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어 교육 현장의 양적 성장을 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누구든 참조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어 수요지역, 문화, 언어권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과 교재 개발을 자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면서 서울대 언어교육원장, 국어학회장인 그는 지난해 국립국어원장에 취임했다. 서울대 한국어문학연구소장, 서울대 평생교육원장, 한국문학번역원 이사, 재외동포재단 자문위원 등도 맡아 활동했다.

국립국어원 1층 세종대왕상 앞에 선 장소원 원장
[왕길환 촬영]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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