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과학기술 경험 전수해 개도국 성장 지원…한해 635억원 규모
韓, 과학기술 경험 전수해 개도국 성장 지원…한해 635억원 규모
  • 왕길환
  • 승인 2022.04.21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이카, 베트남·몽골·가나 등 과학기술혁신 분야 원조사업 진행
베트남에 첨단 연구소 짓고, 가나서는 여성 과학자 양성

韓, 과학기술 경험 전수해 개도국 성장 지원…한해 635억원 규모

코이카, 베트남·몽골·가나 등 과학기술혁신 분야 원조사업 진행

베트남에 첨단 연구소 짓고, 가나서는 여성 과학자 양성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 연구원들이 실험하는 장면
[코이카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을 앞세워 선진국으로 도약한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해 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 노하우 전수로 개도국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 사례를 발표했다.

코이카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 정책 수립과 컨설팅 지원, 연구인력 양성,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과 취업 지원 등 지난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총 635억 원 규모의 개발협력(ODA) 사업을 펼쳤다.

이는 전체 국가별 협력사업 예산 가운데 14.2%를 차지하는 액수다.

과학기술 ODA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 설립을 꼽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벤치마킹한 베트남 유일의 첨단 연구소다.

VKIST 설립 사업은 2014년 시작해 올해까지 진행되며, 3천500만 달러(약 43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 이 연구소에는 총 179종 592개의 연구 장비가 있다.

현재 VKIST에는 36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환경, 디지털 변혁, 4차 산업혁명 분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모터, 조류인플루엔자 진단 센서, 유아 얼굴인식 기술 개발 등 10건 이상의 외부 연구를 수주했다.

특히 베트남 특산 과일인 걱(Gac) 열매의 추출물을 활용한 피부 미백용 조성물 제작 관련 연구는 현지에서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 착공식 장면
문재인 대통령(왼쪽 6번째)이 참석했다.[연합뉴스 자료 사진]

몽골에서는 2019년부터 과학 분야에 재능있는 학생들의 꿈을 지원하는 '몽골 국립과학기술대 정보통신대학 역량강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까지 600만 달러(약 74억원)를 투입해 이 대학의 중장기 발전과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학부와 석사 20개 과정을 개선한다.

연구 성과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수 대상 연수를 진행하고, 대학 내 연구실도 리모델링한다. 교육-연구-취업을 연계하는 기업 간 산학협력체계도 구축한다.

코이카 관계자는 "이 사업으로 몽골 국립과학기술대 학부생, 대학원생, 단기교육생 등 총 3천500여 명의 학생이 혜택을 본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가나는 가족의 생계나 통학 중 안전을 이유로 여학생이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기초적인 수학·과학 교육을 받지 못해 성인이 돼서도 취업, 경영, 학문 등 사회진출과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코이카는 2020년부터 4년 동안 800만 달러(약 98억원)를 들여 '가나 여성 청소년 수학·과학 교육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 청소년들이 수학과 과학 과목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방학 캠프와 방과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린 나이에 임신이나 출산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역사회 내 캠페인도 펼친다. 교사와 교육 관계자들의 성 인지 감수성을 높여 가나 이공계 분야 여성 인재 양성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아프리카 가나 여성 엔지니어 온라인 연수 장면
[코이카 제공]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디지털과 기술에 기반한 창업·취업 지원 활성화를 위해 총 1천500만 달러(약 180억원)를 원조하고 있다. IT 전문인력 육성,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유망 IT 기업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코이카는 개발도상국 공무원, 기술자, 연구원, 정책 결정자 등을 우리나라로 초청해 한국의 과학기술 혁신 경험을 공유하고, 전문기술을 전수하는 연수도 진행한다.

'콜롬비아 과학기술 혁신 거버넌스 개선 및 관리역량 강화 사업'(2020∼2022년)과 '튀니지 과학기술 분야 국제협력 강화와 과학정책 수립 연수'(2021∼2023년)가 그 사례다.

원종준 코이카 지속가능개발(SDG) 프로그램팀 과장은 "우리나라는 신흥국 가운데 기술격차 추격에 성공한 대표적 국가로,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선진국은 많지만, 한국처럼 최빈국에서 공여국으로 도약한 경험을 지닌 국가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이카는 지난해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분야 중기전략(2021∼2025년)을 개정하고, 과학 분야 발전 경험 전수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ghwang@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