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대표 "한국 문화 접목한 주얼리 만들어 전 유럽 알릴 것"
이은주 대표 "한국 문화 접목한 주얼리 만들어 전 유럽 알릴 것"
  • 강성철
  • 승인 2022.04.0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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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주얼리·패션잡화 유통업체 성공시켜
월드옥타 프랑크푸르트 지회장 맡아…"지회 활성화·차세대 육성 집중"

 

이은주 대표 "한국 문화 접목한 주얼리 만들어 전 유럽 알릴 것"

독일서 주얼리·패션잡화 유통업체 성공시켜

월드옥타 프랑크푸르트 지회장 맡아…"지회 활성화·차세대 육성 집중"

 

 

이은주 독일 'SOU Germany GmbH' 대표
[강성철 기자 촬영]

 

(화성=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깐깐한 독일 소비자지만 신뢰만 쌓는다면 못 뚫을 시장이 없다고 봅니다. 제 브랜드로 독일 전역의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도전할 겁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기반으로 주얼리·패션 아이템과 생활 잡화 등의 판매·유통업을 하는 이은주(54) 'SOU Germany GmbH' 대표의 꿈은 한국 문화를 접목한 주얼리 제품으로 유럽 시장에서 우뚝 서는 일이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화성시 신텍스에서 주최한 '제23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그는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소비자는 물건을 사러 매장에 최소 3번 이상 들른다. 충동구매를 안 하고 생일 등 기념일에 구매하며, 조목조목 따지지만 신뢰만 쌓으면 단골이 되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숙명여대 독문과를 나와 석사까지 마친 그는 1994년 독일로 유학 와 28년째 살고 있다.

기센대학에서 독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 대학에서 잠시 강사 활동을 하다가 다시 독일로 돌아왔다. 제2외국어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어서 교수 자리 마련이 쉽지 않았기에 차라리 독일서 취업해보자고 결심했다.

마침 한국 대기업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유럽본부를 설립한 SKC가 직원을 채용하고 있어서 입사했다. 이후 2016년까지 14년간 영업부서에서 근무했다.

SKC 재직 시절 그는 부업으로 한국 화장품을 수입해 독일 내 피부미용실에 공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30여 개 샵에 한국 제품을 공급하면서 한국산이 품질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눈높이가 높은 독일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이 인정받는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했고 가능성을 엿봤다"고 했다.

오랜 기간 창업을 구상한 그는 2016년 퇴사하자마자 프랑스 핸드메이드 주얼리인 '레네레이드' 독일 총판권을 받아서 프랑크푸르트 중심가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시켰다.

그는 "갤러리아는 독일 전역에 150여 개 점포를 둔 대형 백화점"이라며 "프랑크푸르트점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곳이라 상징성이 있다 싶어 공략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주얼리 담당 매니저를 만난 후 본사와도 미팅을 거쳤고 3개월 만에 계약과 입점까지 마쳤다. SKC 시절 유럽 전역을 다니며 세일즈 영업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현지인과의 미팅에 자신 있게 임한 게 주효했다.

그는 "레네레이드가 독일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인데다가 한국인 입점도 처음이라 언론에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됐다"며 "휴가철인 7월에 오픈했는데도 실적이 다른 매장을 압도하면서 자리도 제일 좋은 곳으로 재배치받았다"고 했다.

여세를 몰아 그해 11월에는 퀼른시의 갤러리아백화점 본점에 입점했다. 2017년 12월에는 프랑스 백화점인 라파예트 베를린점에도 점포를 냈다. 독일 주얼리 브랜드인 '에바스트렙' 판권을 계약해 한국 서울의 워커힐 호텔에 진출하기도 했다.

도매업에도 진출해 주얼리와 패션아이템, 생활잡화 등을 독일 주요 도시의 도심 면세쇼핑몰에도 공급하며 적극적으로 판로를 개척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직면했다.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었으나,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루체 파인주얼리'라는 본인의 브랜드를 지난해 출시했다.

그는 "고교 시절 미대 진학을 꿈꾸었을 정도로 미술에 관심이 많았기에 구상했던 주얼리 디자인을 선보인 것"이라며 "백화점 매장과 도매를 통해 브랜드를 조금씩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한국 문화를 접목한 주얼리를 만들어 유럽 전역에 알릴 계획이다.

그는 "K-팝뿐만 아니라 전통문화 등 한국을 대표할 만한 상징을 주얼리에 접목해 시장에 내놓으려고 한다"며 "유럽 소비자들은 단순히 이쁜 주얼리보다는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것을 원하기에 승산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독일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제일 중요한 점은 꼼꼼하게 서류를 검토하고 챙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 세세한 항목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그래야 분쟁이 생겨도 손해를 안 본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9월 월드옥타 프랑크푸르트 지회장에 취임한 그는 "100여 명의 회원에게 실질적으로 비즈니스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월드옥타가 추진하는 '글로벌마케터', '수출새싹 친구맺기' 등 다양한 사업에 회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취임 직후 유럽에서 성공한 선배 기업인과 코트라 지사장, 변호사 등을 섭외해 고문단을 구성, 차세대에 멘토 상담도 하고 경험담을 전하는 토크 이벤트를 열고 있다.

그는 "유학생, 주재원 출신인 40∼50대는 모국과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하지만, 1.5세나 2세는 현지화해서 한인 인맥이 적다"며 "이들에게 정체성도 심어주고 월드옥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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