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섭 태국 시니아시아 대표 "무역은 쉼없는 아이템 발굴 중요"
윤두섭 태국 시니아시아 대표 "무역은 쉼없는 아이템 발굴 중요"
  • 강성철
  • 승인 2022.03.3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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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커진 의료기 시장 집중…"창업 실패 경험이 밑거름돼"
월드옥타 동남아 담당 부회장 맡아…"차세대 발굴·후원할 때 보람 느껴"

 

윤두섭 태국 시니아시아 대표 "무역은 쉼없는 아이템 발굴 중요"

코로나로 커진 의료기 시장 집중…"창업 실패 경험이 밑거름돼"

월드옥타 동남아 담당 부회장 맡아…"차세대 발굴·후원할 때 보람 느껴"

 

 

월드옥타 대회 참가한 윤두섭 태국 시니아시아 대표
[강성철 기자 촬영]

 

(화성=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무역에서 영원히 잘 나가는 아이템은 없습니다. 대박 히트를 해도 몇 년 안에 경쟁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쉼 없는 아이템 발굴이 중요합니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경기도 화성시 컨벤션에서 개최한 '제23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윤두섭(54) 태국 시니아시아 대표는 3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재미에 봄·가을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국에서 30년째 비즈니스를 하는 그는 코로나19가 발생한 후로는 의료기 분야 수입·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산 신속 항원 진단키트 보급으로 25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고 자가 진단이 느는 추세라 사업 전망이 밝은데도 최근에 의료 시물레이션 아이템을 발굴해 추가했다.

의대생의 실습이나 면허 시험 또는 의료기 회사 실험·시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것이 의료 시물레이션으로, 인체와 비슷한 피부와 장기구조를 가진 제품이다.

한국 제품의 아시아 총판을 맡은 그는 "코로나19로 건강·의료 분야 시장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서 아이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무선통신기기 회사로 잘 나가던 맥슨전자에 입사한 그는 1992년 주재원으로 태국에 첫발을 디뎠다.

5년간 주재원 생활 후 독립한 그는 멀티비전으로 만든 영상모니터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한국은 각종 회의나 식당, 카페 등에서 프로젝션 영상보다 선명도가 좋은 멀티비전을 사용하는 붐이 일고 있었기에 사업에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해보니 반응이 시원찮았다. 햇빛이 좋은 태국은 어디든 실내를 최대한 어둡게 하므로 굳이 선명도가 좋은 모니터가 필요 없었던 것.

그동안 모은 돈과 퇴직금에다가 결혼자금까지 쏟아부었는데 2년 만에 거덜이 났다.

그는 "현지 문화와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뛰어들었기에 어쩌면 실패는 당연한 일이었다"며 "그때 힘들었던 경험이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게 한 원동력"이라고 했다.

재기를 하는 데는 포기 말라며 사업 자금을 빌려준 선배 기업인들의 도움이 컸다. 이후 태국에 진출한 한국 전자제품 공장에서 폐기하려는 반도체 등 부품을 사들여 제3국에 되파는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게 대박을 터트렸다.

윤 대표는 "매달 순수익만 20만 달러가 넘게 들어와 금방 빚을 갚았고, 번듯한 집을 사고, 미뤘던 결혼식도 올렸다"며 "사업은 독불장군처럼 해서는 안 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인맥이 중요하다는 걸 그때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익률이 높은 사업이라는 소문이 나 경쟁업체들이 생겨나면서 몇 년 만에 수익은 곤두박질쳤고, 결국에는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00년대부터 한국 기업 CF의 촬영지로 태국이 주목을 받고 있었던 것에 착안해 선배와 동업으로 광고 촬영 현지 코디네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건당 10만 달러 이상을 받았고, 많을 때는 한 달에 4건 이상을 소화했다.

영원한 대박 아이템이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 그는 잘나갈 때 다음 사업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느꼈고, 한국 LED 조명을 태국에 들여와 보급했다.

박람회 등이 열리는 방콕의 주요 산업전시장에 LED를 보급해 조명을 전부 바꾸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계속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성취감과 재미가 커서 힘이 안 든다"며 "사업가의 제일 큰 덕목은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도전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월드옥타 동남아지역 담당 부회장인 그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9개국 10개 지회 활성화를 위해 지역경제인 대회와 차세대통합무역스쿨 개최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인맥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마당발인 그는 "지회 간 또는 지회와 본부 간 소통과 함께 이견을 조율하는 일이라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9년 전 월드옥타 회원으로 가입해 태국지회장으로도 봉사한 그는 "월드옥타의 매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펼치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후배를 돕는데도 앞장서 온 윤 대표는 "선배라고 해서 어떤 사업이 좋다 나쁘다를 다 알 수 없으며 판단해 줄 수도 없는 일이지만, 경험을 전할 수는 있다"며 "실패를 겪어봤기에 힘들어하는 후배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하면서 인맥을 소개하는 데 충실할 따름"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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