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숙소 개선 등 이주노동자 종합대책 마련해야"
"비닐하우스 숙소 개선 등 이주노동자 종합대책 마련해야"
  • 이상서
  • 승인 2021.12.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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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단체 "추위 속 사망한 속헹 씨 1주기…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문"

"비닐하우스 숙소 개선 등 이주노동자 종합대책 마련해야"

이주단체 "추위 속 사망한 속헹 씨 1주기…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문"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비닐하우스 내 숙소에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지 1년을 맞아 이주인권단체가 국내 이주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이주노동자 근로 환경 개선하라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1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캄보디아 출신 농촌 이주노동자 속헹 씨의 1주기를 추모하고 이주노동자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제공]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1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닐하우스 내 숙소에서 캄보디아 출신 농촌 이주노동자 속헹 씨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다 돼간다"며 "당시 정부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속헹 씨는 경기도 포천의 한 숙소용 비닐하우스 구조물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한파특보 속에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맹추위가 닥쳤으나, 숙소에는 난방이 가동되지 않았다. 속헹 씨는 5년 가까이 일하면서 직장 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이주노동자를 둘러싼 법과 제도, 정부 정책, 사업주 행태 등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사업장 변경을 막는 제도, 열악한 노동 환경, 미흡한 의료 지원 등 총체적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불법 가설건축물 기숙사를 쓰는 사업주에게 이주노동자 고용을 불허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현실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사업주가 가건물 숙소를 운영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이주노동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무엇보다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면서 이주노동자에게 1인당 월 수십만 원을 요구하는 '숙소비 징수지침'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며 "여전히 추위를 견디며 가건물에서 버티는 이주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항의서한과 종합대책 요구서가 담긴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주노동자 근로 환경 개선하라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1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캄보디아 출신 농촌 이주노동자 속헹 씨의 1주기를 추모하고 이주노동자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제공]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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