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동포재단 이사장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 필요"
김성곤 동포재단 이사장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 필요"
  • 양태삼
  • 승인 2020.11.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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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취임한 김 이사장 단독 인터뷰 "한민족 정체성 방안도 모색"

 

김성곤 동포재단 이사장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 필요"

오늘 취임한 김 이사장 단독 인터뷰 "한민족 정체성 방안도 모색"

 

(서귀포=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재외동포를 포함해 한민족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를 고민하고 규정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힘쓰겠습니다."

5일 재외동포재단 10대 이사장에 취임한 김성곤 이사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재임 3년간 재단의 운영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10대 이사장
재외동포재단 제공

 

그는 취임식에서 "코리안이라는 말은 고려(高麗)에 뿌리를 뒀고, 이는 '매우 아름답다'는 뜻"이라며 "해외에 있든 국내에 있든, 남이든 북이든 모두 코리안인 만큼 '아름답다'는 이름값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워지려면 평화를 일구고 서로 용서하고 화합해야 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일으켜 보급해야 하며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와 생태계에도 이로움을 주도록 재단이 힘쓰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에서 간첩 혐의로 옥고를 치른 로버트 김의 동생으로 로버트 김의 구명운동을 펼친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구명운동으로 재외동포 이해의 폭이 남달리 깊고 넓어 15대와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재외동포 위원장과 열린우리당 재외동포 정책기획단장 등을 맡기도 했다.

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됐을 때 재외동포인 형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형의 구명운동이 계기가 됐을 지언정 그런 사적인 배경을 고려해 나를 임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외동포냐, 재외국민이냐라는 개념부터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는 혈통주의에 따르고 미국 같은 경우 대표적으로 속인주의를 택해 미국 국적이라면 미국법을 따라야 하는 만큼 우리의 정서와 다른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디아스포라(離散)사례를 들며 "우리 민족도 몽골의 침략으로 지배를 받으면서 단군신화와 홍익인간이라는 개념의 민족 정체성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면서 "해외에 있는 동포를 포함해 남과 북이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이제는, 앞으로는 어때야 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디아스포라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지칭한다. 이 후 그 의미가 확장돼 본토를 떠나 타지에서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 집단 또는 그 거주지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취임사 하는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신임 김성곤 제10대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재외동포재단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0.11.4 jihopark@yna.co.kr

 

김 이사장은 그런 점에서 재외동포 재단이 민족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몇 안 되는 정부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대인의 사례를 거론해 "유대인의 경우 세계적인 네트워크인 '세계 유대인 의회'( World Jewish Congress)가 있어 이스라엘 정부가 나서기 곤란한 부분에 힘을 보태는 데 우리도 그런 역할을 할 민간 네트워크가 아쉽다"면서 "(한인 기업가들의 모임인) 한상대회를 그처럼 키워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한상대회의 경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취소됐는 데 이를 계기로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추가해 한상대회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의 재외동포 재단 규모와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 게 불가피하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청(廳)이든 위원회든, 처가 됐든 전반적으로 재단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외 각지의 한인회가 자주 내부 분란에 휩싸인다고 지적하며 "서로 화합하고 협력해 유대인처럼 단합해 정부가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런 세부 구상에 앞서 "재외동포 재단이 한민족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 철학을 고민해서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그 철학을 바탕으로 한민족이 시대사적, 인류사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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