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섬 키리바시 봉사 가는길…"코로나19 탓에 16일 걸렸다"
남태평양섬 키리바시 봉사 가는길…"코로나19 탓에 16일 걸렸다"
  • 왕길환
  • 승인 2020.03.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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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청소년연합 대학생 봉사단원들, 현지 대안학교서 1년간 활동

남태평양섬 키리바시 봉사 가는길…"코로나19 탓에 16일 걸렸다"

국제청소년연합 대학생 봉사단원들, 현지 대안학교서 1년간 활동

피지 난디공항을 이륙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한 단원들
사진 왼쪽부터 정찬우, 소경준, 차유경, 문은영 씨. [윤태현 씨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동갑내기 대학생 정찬우(베트남 유학)와 소경준(한서대), 문은영(원광대)과 차유경(서울과기대) 씨는 현지시간으로 9일 오후 1시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의 수도 타라와에 있는 본리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16일 만이다. 아무리 늦어도 3일이면 닿는 섬이다. 이들의 발길을 더디게 한 것은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다.

이들은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청소년연합(IYF) 산하 굿뉴스코해외봉사단 일원으로, 키리바시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기 위해 코로나 19 상황을 뚫고 현지에 갔다.

윤태현 IYF 키리바시 지부장은 도착 직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단원들은 지난달 22일 캐세이퍼시픽 항공을 타고 인천에서 출발해 홍콩을 경유, 다시 피지 에어웨이로 날아 다음 날 피지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키리바시 정부는 한국발 승객의 입국을 제한했고, 확진자 발생이 없는 국가에서 최소 2주 머문 뒤 이후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만 입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이에 단원들은 불가피하게 피지에서 2주간 체류하고 9일 피지의 난디 공항을 이륙해 16일 만에 키리바시에 착륙했다"고 덧붙였다.

윤 지부장은 2주 동안 단원들과 함께 피지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단원들은 코로나 19로 시간뿐만 아니라 의료검진비, 체류비 등 추가 비용을 더 들이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들은 윤 지부장과 함께 내년 1월 21일까지 봉사활동을 한다. 한국어와 태권도 교실 등 한국문화를 현지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알리며 음악학교 보조 교사와 각종 문화공연을 연다.

윤 지부장은 "원래 봉사 단원들 입국 시기가 대안학교 개학 시기와 맞물려 있었는데, 코로나 19로 늦어지는 바람에 학교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늦게나마 입국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털어놓았다.

IYF가 운영하는 현지 대안학교는 교사인 국내 파견 대학생들에 의해 운영된다. 보름 넘게 교사가 없다 보니 원활한 교육을 하지 못했다.

정찬우 단원은 "학생들이 우리를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들었다. 봉사 기간은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학생들에게 열정을 쏟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적도 부근에 있는 33개의 산호섬으로 구성된 키리바시는 인구 10만의 작은 섬나라다. 세계 최대 참치 어장으로 알려져 있고,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알려졌다. 최고 해발고도 3m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으며 밀물 때에는 해안가 저지대가 침수될 정도다.

IYF는 2002년 14명의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파견한 이래 지금까지 8년 동안 95개국에 9천여명의 단원을 보냈다. 올해에도 키리바시를 포함해 66개국에 310명의 대학생을 파견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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