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설 것"
네타냐후,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설 것"
  • 이신영
  • 승인 2024.05.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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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에 직면해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필요하다면 '홀로서기'도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5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식에서 "이스라엘이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끔찍한 홀로코스트 당시 세계 지도자들이 이를 방관했고, 어떤 나라도 우리를 돕지 않았다"며 "이로 인한 첫 번째 교훈은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우리를 파괴하려는 적들과 다시 맞붙게 됐다"며 "이스라엘은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야드바셈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관에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하마스에 잡혀간 인질을 상징하는 노란색 의자가 비어있는 채로 비치돼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로 숨진 600만명의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4∼5월에 '욤 하쇼아'로 불리는 추모의 날을 정해 기념해왔다.

통상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 연설에서는 정치적 발언이 포함되지 않는 게 관행이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의 최대 적인 이란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언급을 이어왔다.

홀로서기도 감당하겠다는 이날의 발언은 휴전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국제사회의 중재 아래 휴전 협상을 이어왔지만, 종전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협상안에 종전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질 석방의 대가로 전투를 잠시 멈출 수는 있다"면서도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군사 작전 종료와 가자지구 철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텟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주택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하는 등 미국 등 국제사회의 만류 속에서도 라파 지역 군사작전을 머지않아 수행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1천200여명이 숨졌다.

홀로코스트 이후 가장 많은 유대인 사상자가 이번 전쟁으로 발생한 셈이다.

이스라엘의 맞대응으로 가자지구에서도 3만4천500여명이 숨지고 가자지구 인구의 80%가 난민이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사건으로 제소하기도 했다.

한편,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위한 청구권 회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약 24만5천여명의 생존자가 남아있고, 이 중 절반가량이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과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 공격도 급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은 2022년 3천697건에서 지난해 7천523건으로 급증했다.

프랑스에서는 관련 사건 수가 2022년 436건에서 지난해 1천676건으로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했고,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두배 이상 늘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세계는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반유대주의 사건 물결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앞서 미국 대학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전 시위가 나치 집권기였던 1930년대 독일 대학가에서 벌어진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비난한 바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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