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만5천t '풀 가동'…OCIM 말레이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장
[르포] 3만5천t '풀 가동'…OCIM 말레이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장
  • 김아람
  • 승인 2024.04.2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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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日업체 공장 인수해 정상화…2027년까지 5만6천500t 증설 계획
저렴한 전기료 이점…채용·문화교류 힘쓰며 현지 회사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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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사마라주 산단 내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
[촬영 김아람]

(빈툴루[말레이시아]=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항공편으로 편도 2시간 거리인 빈툴루에서 약 70㎞ 떨어진 사마라주 산업단지.

무성한 팜 농장이 양옆으로 즐비한 정글 같은 도로 끝에 거대한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OCI홀딩스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이다.

적도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 파이프와 탱크 등이 요란한 소리를 내고 스팀을 내뿜으며 바삐 돌아가고 직원들은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난 25일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내 사마라주 산단에 있는 OCIM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을 찾았다.

이 공장에서는 태양광 모듈 핵심 소재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연간 3만5천t 생산한다. 현재 캐파(생산능력) 3만5천t을 거의 '풀 가동' 중이다.

3만5천t은 태양광 발전 용량으로는 약 11.6GW(기가와트)로 환산 가능한 수준이다. 11.6GW는 작년 기준 국내 태양광 설비 용량 28.9GW의 40%에 이르는 규모다.

이곳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웨이퍼, 셀, 모듈 등을 제조하는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된다. 주요 고객사는 한화큐셀, 트리나솔라, 롱지 등으로 알려졌다.

OCI홀딩스는 2017년 폴리실리콘 분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로부터 말레이시아 생산법인인 이 공장을 인수했다.

도쿠야마는 2009년 현지 법인인 도쿠야마 말레이시아를 설립하고 2013년에 2만t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을 완공했다.

그러나 인력 및 설비 문제로 2만t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면서 매각 전까지 매년 1천500억원가량 영업손실을 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사마라주 산단 내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에서 직원들이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촬영 김아람]

OCI홀딩스는 인수 당시 캐파 중 55%인 1만1천t 정도만 가동되던 공장을 정상화하고 증설해 2022년에 3만5천t까지 늘렸다.

이성국 부공장장은 "설비 쪽에 트러블이 많아 한국공장 설비를 들여와 설비 정상화 작업을 많이 했다"며 "거의 모든 설비를 한국과 똑같이 재설계했고, 한국 엔지니어들을 동원해 현지 직원들과 같이 근무하면서 해결해나갔다"고 설명했다.

OCI홀딩스는 약 8천500억원을 투자해 공장 캐파를 2027년까지 5만6천500t으로 증설하기로 하고 단계적 증설 작업을 추진 중이다.

증설 후에도 지금의 수주나 가동률 수준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공장을 이끄는 김동문 공장장(사장)은 "나름 예리하게 전망해도 사업이 항상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적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니까 '신중 모드'로 가는데 그래도 조금은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그 정도(증설 물량)는 소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매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공급 안정성인데, 그 관점에서 저희 회사는 믿을 수 있는 안정적 공급처"라고 덧붙였다.

전기를 많이 쓰는 OCIM 공장이 말레이시아에서 누리는 가장 큰 이점은 저렴한 전기료다. 산업용 전기료의 경우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인근 대형 수력 발전소로부터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받아 더욱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친환경 수력발전을 기반으로 저탄소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뛰어난 제품 경쟁력도 갖춰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다.

김동문 OCIM 공장장(사장)
[촬영 김아람]

OCIM은 앞서 도쿠야마가 주정부와 맺은 계약을 그대로 이어받아 영업이익이 도쿠야마의 투자금액인 2조원이 될 때까지 법인세 면제 혜택도 받는다.

이런 점에서 김 사장은 사라왁주와 사마라주 산단이 OCIM에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글 지역이라 부지 비용이 많이 안 들고, 주정부에서도 수력발전과 LNG(액화천연가스) 등 발전소를 계속 지을 계획"이라며 "그만큼 산단이 늘어날 수 있어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OCIM은 사라왁주의 선도 기업으로서 현지 인력 채용과 문화 교류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지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4월 기준 OCIM 직원 899명 중 한국인 직원 55명을 제외한 94%가 말레이시아인 직원이다. 글로벌 태양광 발전 수요 증가에 현지 인력 채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1월에는 사라왁주에서 현지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식 쿠킹 클래스와 양국 문화 교류 자선행사를 열기도 했다.

김 사장은 "회사의 발전과 현지 직원들의 미래가 같이 가는 것"이라며 "'한국 회사가 투자했고 우리가 뒤에서 서포트하지만 여러분이 주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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