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국방 17개월만에 소통…남중국해·대만해협 놓고 이견 팽팽(종합2보)
美中국방 17개월만에 소통…남중국해·대만해협 놓고 이견 팽팽(종합2보)
  • 정성조
  • 승인 2024.04.17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년 당시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으로 단절됐던 군사채널 복원 완료
美 "남중국해 항해 자유·대만해협 안정 중요" vs 中 "대만은 핵심이익…남중국해는 中 주권"

美中국방 17개월만에 소통…남중국해·대만해협 놓고 이견 팽팽(종합2보)

2022년 당시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으로 단절됐던 군사채널 복원 완료

美 "남중국해 항해 자유·대만해협 안정 중요" vs 中 "대만은 핵심이익…남중국해는 中 주권"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강병철 정성조 특파원 =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달 초 전화 통화를 해 미중간 '대화 모드'가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 국방부 장관이 17개월만에 화상 회담을 하면서 한동안 단절됐던 군사채널이 사실상 완전히 복원되는 모습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16일(현지시간) 화상 회담을 하고 국방 관계, 역내외 안보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작년 12월 리상푸 전 국방부장 후임으로 임명된 둥 부장의 첫 미중 공식 소통이기도 하다.

오스틴 장관은 회담에서 미중 양국간 군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비행, 항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강조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또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에 따라 보장된 공해상의 항해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대만 문제와 관련,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과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의 명분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둥쥔 부장과 논의했다고 미국 국방부는 전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12일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생산에 필요한 전자부품 등을 공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오스틴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전쟁의 확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양측간 이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한 가운데 중국도 이란 등을 연쇄 접촉하고 상황 관리에 나선 상태라는 점에서다.

둥쥔 중국 국방부장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국방부는 17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둥쥔 부장이 오스틴 장관에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둥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에서도 핵심이고 중국의 핵심이익이 손실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인민해방군은 일체의 '대만 독립' 분열 활동과 외부의 종용·지지를 절대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남해(남중국해) 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역 국가들은 문제를 해결할 의사·지혜·능력이 있다"면서 "미국은 응당 중국의 단호한 입장을 똑똑히 인식하고, 중국의 남해 영토 완전성과 해양 주권을 실질적으로 존중하며 실제 행동으로 지역의 평화와 중미 양국·양국군 관계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둥 부장은 "군사 영역은 양국 정상의 공동인식 이행과 양국 관계 발전 안정화, 중대 위기 발생을 방지하는 관건"이라며 "양국군은 함께 지내는 길을 모색하고, 평화·안정·신뢰 중시를 교류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등과 존중의 기초 위에서 충돌하지 않고, 대결하지 않으며, 개방·실용·협력 속에 점진적으로 상호신뢰를 축적하는 양국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고 중국 국방부는 설명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간 국방장관이 소통한 것은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회담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군 대 군' 채널을 비롯한 각종 대화를 중단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외교·경제·글로벌 이슈 등 분야의 소통은 속속 재개됐지만, 유독 군사 채널 대화는 멈춰있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군사 채널 복원에 합의했으며 이달 초 전화 통화에서도 이런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중은 ▲ 지난해 12월 합참의장간 화상 회담 ▲ 지난 1월 국방정책조정회담 ▲ 지난 3~4일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작업반 회의 등을 잇달아 개최한 뒤 이번에 국방장관간 화상 회담도 개최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0일 미일정상회담, 11일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를 하면서 남중국해 등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이른바 격자형 안보구조 구축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이 성사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중국은 미·일 정상회담 및 미·일·필리핀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을 겨냥한 악의적인 공격과 비난"이라고 반발했으나 국방장관 간 소통은 진행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국방부는 앞으로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다양한 수준에서의 군 당국자간 향후 대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soleco@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