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 "이주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인터뷰]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 "이주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 성도현
  • 승인 2024.02.29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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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M 첫 여성 수장 에이미 포프 방한…"저출산·고령화에 더많은 이주민 필요"
"잘 관리된 정책, 국가 미래에 중요…갈등 부각보다 실질적 도움 논의"

[인터뷰]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 "이주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IOM 첫 여성 수장 에이미 포프 방한…"저출산·고령화에 더많은 이주민 필요"

"잘 관리된 정책, 국가 미래에 중요…갈등 부각보다 실질적 도움 논의"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에이미 포프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에이미 포프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중구 IOM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2.29 raphael@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국은 저출산·고령화로 더 많은 이주자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이주자들이 한국 사회에 통합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한 상황이죠. 임금과 처우 등에서도 내국인들과 같게 대우해야 합니다."

에이미 포프(50)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은 28일 서울 중구 IOM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는 국가의 경제와 혁신,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IOM 73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으로, 지난해 10월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번 인터뷰는 그가 IOM의 협력국인 일본(26∼27일)과 한국(28∼29일) 등 동아시아를 방문한 것에 맞춰 진행됐다.

그는 "첫 여성 사무총장이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각국의 이주 현장에서 여성이 지역사회를 안정시키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높이는 것을 봐왔다. 이러한 장점을 업무 수행에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 찾은 에이미 포프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최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에이미 포프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중구 IOM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29 raphael@yna.co.kr

포프 사무총장은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고 독려하는 등 한국의 모범 사례를 잘 안다"면서도 "이주자를 지원하는 지역사회가 이주자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게 돕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이 인권 침해 등을 겪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교육하고, 사업장이 이주자 보호 기준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우리가 바라는 건 이주가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펼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최근 반이민 정서가 확산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인류의 역사에서 이주를 환영하는 측과 반감을 갖는 측 모두가 존재했다"며 "미국은 이주자로 세워진 국가이며, 이주로부터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도 이주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OM은 잘 관리된 이주 정책은 여러 국가의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주 갈등을 부각하기보다는 이주가 어떻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OM이 2028년까지 적용할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언급하면서 "기후 변화는 분쟁보다 더 많은 이재이주(무력 충돌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고향 또는 본국으로부터의 강제 퇴거)를 일으킨다"며 "가뭄이나 홍수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개선하고, 이주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에이미 포프 IOM 사무총장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에이미 포프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이 28일 서울 중구 IOM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2.29 raphael@yna.co.kr

또 "사무총장으로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약속한 게 아시아 지역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것"이라며 "아시아의 이주, 이재이주, 기후변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프 사무총장은 대학 시절 유럽이 어떻게 하면 공동 이주 정책을 세울 수 있을지에 관한 주제로 논문을 쓰는 등 오래전부터 이주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진 이주 분야의 전문가다.

미국 해버퍼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법조인이 된 그는 검사로 일하면서는 인신매매 사건을 맡아 가사도우미, 농장 근로자 등 여러 피해 이주자를 도왔다.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서는 미국의 이민정책 개혁, 국경 관리 방식 개선 등을 위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했고, 미국 법무부에서는 밀입국과 인신매매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대통령 특별보좌관과 초국경안보 수석 국장, 대통령 부보좌관, 국토안보 부보좌관 등으로 일하며 재정착 난민, 인신매매 등 이슈에 주목했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는 백악관 이민 담당 수석 고문으로 활동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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