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난민시민부 공무원 박지은씨 "다수-소수 가교 될 것"
캐나다 이민난민시민부 공무원 박지은씨 "다수-소수 가교 될 것"
  • 성도현
  • 승인 2023.12.0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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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등 충분한 준비 없는 이민정책은 모두에게 부담…심사숙고 필요"
'2023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석…"한국도 이민 가고 싶은 나라 됐다"

캐나다 이민난민시민부 공무원 박지은씨 "다수-소수 가교 될 것"

"예산 등 충분한 준비 없는 이민정책은 모두에게 부담…심사숙고 필요"

'2023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석…"한국도 이민 가고 싶은 나라 됐다"

캐나다 이민난민사민부에서 정착 업무 담당하는 한인 박지은 씨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캐나다 연방 이민난민시민부(IRCC)에서 정착 업무를 담당하는 한인 박지은 씨가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2.1 raphael@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어서 매력적인 일이에요. 캐나다 주류 사회와 이민자들 사이에서 소통한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수와 소수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캐나다 연방 이민난민시민부(IRCC)의 정착 담당 부서에서 프로그램 어드바이저로 일하는 한인 박지은(32) 씨는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큰 조직의 일원이지만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재외동포청이 각국 동포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우수한 젊은 인재를 초청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추고 리더의 역량을 높일 수 있게 돕는 '2023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캐나다는 인구의 40%가 이민자 또는 이민자 자녀로 이뤄진 다문화 국가로, 이민자를 국가 발전의 동력이자 경제발전 전략의 핵심 요소로 본다. 저출산 고령화, 노동인구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민과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다.

IRCC는 지난해 말에는 '2023∼2025년 이민계획'을 발표하면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3년간 약 145만명의 이민자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건의료, 제조, 과학기술 등 전문기술 분야 인력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씨가 3년째 일하는 정착 부서는 이민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이점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민자와 난민이 캐나다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500여개의 정착 서비스 단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차세대 한인 리더 박지은 씨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2023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석차 방한한 캐나다 연방 이민난민시민부(IRCC) 공무원 박지은 씨가 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2.1 raphael@yna.co.kr

캐나다 내에는 이민자와 난민을 위한 취업, 언어 등급 평가와 교육, 자녀 학교 등록 및 관리, 병원 방문, 여성과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단체들이 많다.

박씨의 부서에는 1만명 규모의 IRCC 내에서 100여명이 근무한다. 정착 부서 내에서 한인은 박씨가 유일하다.

박씨는 영주권자들이 정착 서비스를 받기 위해 단체들의 문을 두드려야 할 때 업무가 분산돼 있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이에 동료들과 개선 방안을 만들었고, 자신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예산 등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는 이민정책은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며 "이민 신청자도 절차가 길어지면 오래 기다려야 해서 힘들고, 이민 절차를 마친 사람도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과거와 달리 글로벌화되면서 이민 가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됐다"며 "올해 출범한 재외동포청에 이어 이민과 난민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이 빨리 만들어져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6회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날 기념식'에서 사회를 보는 박지은 씨
[박지은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씨는 중학생이던 15살에 가족과 함께 캐나다 앨버타주의 캘거리에 이민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아버지가 중국 주재원 시절에 박씨도 2년간 해외에서 함께 생활한 적도 있어 이민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그는 캘거리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며 중국어와 프랑스어를 부전공했다. 오타와 국회 인턴을 거쳐 캐나다 첫 한인 상원의원인 연아 마틴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했다. 이후 공무원으로 임용돼 3년간 산업부에서 일한 뒤 이민난민시민부로 자리를 옮겼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늘 잊지 않고 있다는 박씨는 캘거리 한인문화센터 이사, 캘거리 한국전추모위원회 부위원장, 캘거리한인장학재단 이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동포사회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요즘에는 앨버타주 첫 한인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김강민 씨를 돕고 있다. 김씨는 여행 및 보험 관련 사업을 하면서 캘거리 한글학교 이사장과 캘거리한인회 이사 등을 지냈다. 2025년 10월 선거를 앞두고 현재 공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박씨는 "한인회 행사 등에서 틈틈이 연방정부를 알리고 한인들이 연방정부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프로세스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거나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계속 두드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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