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입양한인 "사랑 가득한 가정서 지냈지만 뿌리 궁금해요"
프랑스 입양한인 "사랑 가득한 가정서 지냈지만 뿌리 궁금해요"
  • 성도현
  • 승인 2023.06.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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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6월 5일생 임은주씨 "친부모 늙으시기에 더 기다릴 수 없어"

프랑스 입양한인 "사랑 가득한 가정서 지냈지만 뿌리 궁금해요"

1975년 6월 5일생 임은주씨 "친부모 늙으시기에 더 기다릴 수 없어"

 

 

어릴 적 임은주 씨의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사랑이 가득한 가정에서 잘 지냈지만, 무언가를 놓치고 지냈어요. 양부모님을 사랑하지만, 평생 제 뿌리에 대해 궁금해했습니다. 친부모님이 점점 나이가 들기 때문에 더는 기다릴 수 없어요."

프랑스 입양 한인 오로르 베데즈(한국명 임은주·48) 씨는 14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에서 "양부모님 양육 하에 좋은 아동기를 보냈다. 친부모께도 감사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임씨가 홀트아동복지회 등에서 확인한 입양 기록에 따르면 그는 2살 때쯤 인천광역시 중구 신흥동의 거리에서 발견돼 인천연수경찰서 신흥동 파출소(현 신흥지구대)에 인계됐다.

그가 처음 발견됐을 때 키는 79.5cm, 몸무게는 12.4kg이었다.

호적상에는 그의 생년월일이 1975년 6월 5일로 등록돼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임씨는 1977년 11월 4일부터 1년여간 인천 바다의 별 보육원에서 지냈고,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1979년 1월 프랑스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그는 "어릴 때 잘 걸어 다니고 말도 잘했지만, 용모에 관한 특별한 정보는 없다"며 "조금 내성적이었지만 보살펴주는 어른들께 애착을 보였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임은주 씨의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임씨는 어릴 적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양부모에게는 임씨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난 딸이 있었는데, 양부모는 임씨가 7살일 때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2살인 남자아이도 입양했다.

임씨는 11살 때 양부모의 고향인 프랑스 북쪽 알자스로 이사했다.

4년 뒤에는 스트라스부르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며 예술을 공부했고, 졸업 후 리옹의 한 공공기관에서 5년간 일했다.

결혼해 딸을 낳고 다시 알자스로 돌아와 유기농 회사에서 8년간 마케팅팀장으로 일했고, 이후 15년간은 그래픽 디자이너 및 예술 감독으로 활동했다.

임씨는 2019년 딸의 16번째 생일을 맞아 40년 만에 처음 한국에 들어와 보육원과 입양 기관 등을 방문했지만, 원하는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당시 촬영한 영상을 통해서는 "친가족 중 누군가는 제가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해할 것"이라며 "뿌리에 대해 알고 싶고, 누군가에게서 저와 닮은 점을 찾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남들과 항상 다르다는 것은 때로는 힘든 일"이라며 "하지만 인생은 제게 관대했고, 좋은 입양가족을 만났다. 항상 마음속 깊이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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