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튀김 먹고파요"…베트남댁 애환 담은 체험수기
"개구리튀김 먹고파요"…베트남댁 애환 담은 체험수기
  • 양태삼
  • 승인 2022.1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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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문화교류센터,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수기 공모전

"개구리튀김 먹고파요"…베트남댁 애환 담은 체험수기

한베문화교류센터,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수기 공모전

수기 공모전 안내 포스터
한베문화교류재단 제공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고향의 개구리튀김이 먹고 싶다는 말에 남편이 핀잔을 줘 몹시 속상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지금 남편을 만나 한국에 건너와 강원도 영월에 사는 베트남댁 박은혜 씨는 18일 한국살이 5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로 '개구리' 사건을 꼽았다.

"오빠, 난 개구리가 제일 맛있어. 개구리튀김은 한국 프라이드치킨 맛이랑똑같아"는 박씨 말에 남편은 '어떻게 개구리를 먹을 수 있어?'라고 반문하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씨는 "가장 믿고 의지하는 남편에게서 소외감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박씨는 또 손자에게서 '베트남 티가 난다'는 말을 들은 시아버지가 "불같이 화를 내며 '사람을 국적과 피부로 보는 덜떨어진 소리'라고 화를 냈다"고 전하며 "이런 게 가족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의 이런 사연은 한베문화교류센터가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생활 수기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는다.

한베문화교류센터(원장 김영신)가 개최한 수기 공모전에 뽑힌 수상작에는 한국살이의 애환과 부부간 다툼 등 여느 한국 부부와 유사한 일화가 담겼다.

대상에 뽑힌 누엔티홍멘씨는 2010년 한국에 왔다가 아들 둘을 낳으며 단란하게 살던 중 그만 불치병에 걸린 남편과 올해 초 사별했다.

누엔티홍멘 씨는 "남편을 대신해 무와 배추를 심고 깨를 타작하는 농사일을 했고, 보일러 관리와 집 보수도 했다"며 "남편이 평소 가족을 위해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해결하면 하늘에서 남편이 슬프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은상을 받는 이수안 씨는 강원도 평창에서 8년째 살면서 냉이된장국과 달래와 두릅 전의 맛을 배웠다고 묘사하면서 같은 마을의 남편 형제 가족들과 어울려 사는 베트남 평창댁의 생활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묘사했다.

베트남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프랑스로 유학을 가 한국에서 결혼한 추티트위씨는 결혼 후 코로나19와 갑상선항진증에 걸렸다가 이를 모르고 게으르다고 여겼던 시부모로부터 나중에 사과받았다는 내용으로 동상을 받는다.

한베문화교류재단은 내년 1월 7일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을 열어 대상에 100만원, 금상은 60만원 등 상금을 주고 한글과 베트남어로 된 수기를 책으로 낼 예정이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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