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 학자 6·25 전쟁 책임 뚜렷한 시각차"
"한국과 러시아 학자 6·25 전쟁 책임 뚜렷한 시각차"
  • 김호천
  • 승인 2022.1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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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구호 한양대 교수, '한러 관계사' 발간 한국 측 간사

"한국과 러시아 학자 6·25 전쟁 책임 뚜렷한 시각차"

엄구호 한양대 교수, '한러 관계사' 발간 한국 측 간사

(서울=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국과 러시아 관계 100년을 정리한 최초의 통사(通史) '한러 관계사'가 29일 발간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 러한소사이어티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양측은 같은 날 서울 롯데호텔과 러시아 모스크바국제국립관계대학교에서 온라인 화상 연결 상태에서 각각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한러 관계사' 한국어판과 러시아어판 표지

양측 학자들은 6·25 전쟁 책임에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북한 정권 탄생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양측은 계속해서 보완하고 협력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부여했다.

다음은 한국 측 간사인 엄구호 한양대 교수와의 일문일답.

-- 한러 관계사 발간의 의미는.

▲ 1990년에 한소 수교를 했지만, 한러 관계는 이미 19세기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러시아에도 한러 관계 통사가 없었다. 최초의 통사라는 점이 가장 큰 의의다. 두 번째는 상호 소통을 통해 제작했다는 것, 세 번째는 여러 언어권 독자들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발간됐고, 영어 발간 계획도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양국 관계사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 북한 관계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다.

▲ 몇 가지 논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측은 소련군이 일본군과 전투를 해 한국을 해방했다고 하는데 그 점에 대한 시각차를 많이 줄이지 못했다. 다만 전쟁 책임과 관련 일부 무기 지원 등에 대한 것은 양쪽 다 확인됐다. 그러나 그렇게 된 배경이나 규모, 성격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각차가 있다. 북한 정권 탄생에 대해서는 큰 이견은 없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엄구호 한양대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러 관계사'를 발간한 한국 측 간사인 엄구호 한양대 교수가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11.29

-- 러시아 측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 6·25 전쟁 책임은 애초부터 논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분만 세미나를 하려 했는데 코로나19로 계획대로 안 됐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6·25의 소련 책임에 대한 연구 중에 제일 상세히 기술돼 있다. 러시아의 주장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좀 정확히 알 수 있다. 전쟁 책임에 대해서는 더욱 심도 있는 연구가 더 진행될 것이다.

-- 한러 관계사를 발간하게 된 계기는.

▲ 2015년 서울에 온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하원의원이 '역사에 대한 상호 이해와 공감 없이 진정한 관계 발전은 어렵다. 한국과 상호 역사 연구를 해 책을 발간하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당시 동북아재단과 러시아역사연구회가 추진했으나 잘 안 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2017년에 다시 추진해 2018년부터 시작하게 됐다.

-- 러시아 측 반응은?

▲ 아나톨리 토르크노프 러한소사이어티 회장은 한국 교수들이 자기 입장만 내세우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한다. 근데 실제로 읽어보니 굉장히 수준도 높고, 포용력도 높고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연구를 지속해서 보완할 수 있는 하나의 출발점을 마련했다며 만족해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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