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에 대한 그릇된 시각…성·인종 차별 많아"
"이주여성에 대한 그릇된 시각…성·인종 차별 많아"
  • 양태삼
  • 승인 2022.10.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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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인권센터, 미디어 모니터링 보고서

"이주여성에 대한 그릇된 시각…성·인종 차별 많아"

한국여성인권센터, 미디어 모니터링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다. 컬러렌즈 낀 한국인, 벨라루스 며느리, **국가에서 온 미녀…."

30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말들은 한국에 사는 이주 여성들과 여성 활동가들이 유튜브에서 꼽은 시청하기 싫고, 올바르지 않은 표현들이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서울시 성평등 기금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22일부터 21일간 유튜브의 이주여성과 관련한 콘텐츠 105개를 8개 항목으로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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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 성차별(일러스트)
제작 김민준 아이클릭아트 그래픽 사용 [재배포 및 DB 금지]

이주여성을 포함해 12명의 모니터링팀은 방송사 두 곳에서 편집해 유튜브에 올린 30편과 유튜브 콘텐츠 전문 제작사 두 곳의 콘텐츠 75편을 분석했다.

분석은 '성·인종 차별적 표현', '대상화 및 도구화', '인종주의 및 동화주의', '정형화 및 타자화' 등 8개의 기준을 적용했다.

이주민이 한국인보다 퀴즈 정답을 먼저 맞히면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이라고 칭찬하는 대목은 '한국적 가치를 수용했음'을 보여주는 동화주의적 태도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울러 이주민 출연자를 한국어 능력과 한국 거주 기간에 따라 피라미드식으로 배치한 점도 동화주의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의 경우 "출신 국가와 문화에 대한 고정 관념에 따라 집단화하고 혐오적 표현을 사용해 '조회 수' 이득을 본다"면서 "이런 콘텐츠에 '좋아요'와 지지 댓글이 달리며 차별과 혐오 콘텐츠가 지속해서 확산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주민이 백인일 경우 '외국인 미녀'나 ''**국 미녀'라는 표현으로 피상적으로 그려지며, 개발도상국 출신인 경우 "한국 남성과 만나 경제적 지위가 올랐다"는 점을 강조해 여성의 대상화와 문화적 차별, 편견이 교차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인종차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심지어 여러 성 이주민들이 다른 채널의 콘텐츠에서 겪었던 일을 소개하며 "항상 대사가 고정됐다", "조금이라도 안 좋은 얘기는 통편집된다"는 발언을 전해 여성을 상품화하고 정형화하려는 의도의 작위적 제작임을 짐작하게 한다.

조사 결과 유튜브 전문 채널 콘텐츠 75개에서 모두 88건의 부정 평가가 나왔고, 방송 채널 편집 콘텐츠 35개에서도 54건의 부정 평가가 관찰됐다.

조사를 담당한 남지은 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는 "시민사회의 미디어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위한 미디어 운동이 필요하다"면서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콘텐츠를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필터링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이에 대한 기업의 참여, 정부의 적절한 규제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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