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난민 문제 논의 본격화…"공론화 장 필요한 때"
한국천주교회, 난민 문제 논의 본격화…"공론화 장 필요한 때"
  • 성도현
  • 승인 2022.10.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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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일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산하 위원회 공동 심포지엄

한국천주교회, 난민 문제 논의 본격화…"공론화 장 필요한 때"

26∼27일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산하 위원회 공동 심포지엄

추위 속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국제카리타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그간 국내 종교계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던 난민 문제와 관련해 한국 천주교회가 "공론화의 장이 필요한 때가 왔다"며 의견 수렴 등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26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사회주교위원회 산하 6개 위원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세종시 전의면 정하상교육회관에서 '난민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원래 2020년 3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다소 늦춰졌다.

주교회의는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뜻하는 '시노달리타스'(공동 합의성) 정신을 바탕으로 난민에 관해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경청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한국 사회에서 난민 주제에 대해 가톨릭이 먼저 시작하겠다는 의지다.

심포지엄은 주제 발표에 이어 주교와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하는 난상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주교구와 의정부교구에서는 난민 관련 실무 현장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찬인 신부(대전교구 이주 사목부)는 '난민 & 이주 글로벌 컴팩트의 개괄 및 향후 국내 과제', 이관홍 신부(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장)는 '난민 돌보기 가톨릭 교회의 사명', 김평안 신부(살레시오회 이주 사목 담당)는 '난민 재정착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신성한 자비의 주일' 미사 집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공보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각종 담화와 인터뷰에서 이주민과 난민을 환대하고 보호하는 태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는 등 천주교회는 생명 존중을 우선한다. 난민을 보호하고 돌보는 것 역시 인간의 소명이라는 입장이다.

한국 천주교회도 꾸준히 난민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해외 난민캠프에 지원 물품을 전달하고 난민 돕기 특별모금을 진행했으며,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입국 등 상황에서 힘을 보탰다.

하지만 난민 이슈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의정부교구가 2019년 9월 국내 처음으로 '가톨릭난민센터' 개소를 추진했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동두천가톨릭센터'로 이름을 바꿔 1년 뒤에야 활동을 시작한 게 단적인 예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총무인 황성호 신부(광주이주민지원센터장)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 등 한국 사회에서도 난민을 자주 만날 수 있다"며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과 기아, 정치적 문제, 종교 탄압으로 발생한 난민들은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고, 이들을 외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는 난민 유입에 대해 어떤 준비도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공동 심포지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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