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입양한인 "친부모께 손녀를 보여주고 싶어요"
네덜란드 입양한인 "친부모께 손녀를 보여주고 싶어요"
  • 왕길환
  • 승인 2022.10.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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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9월1일 부산 소년의 집 앞서 발견 서준희씨 "잘 살고 계시죠?"

네덜란드 입양한인 "친부모께 손녀를 보여주고 싶어요"

1975년 9월1일 부산 소년의 집 앞서 발견 서준희씨 "잘 살고 계시죠?"

서준희 씨 어린 시절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제겐 사랑스러운 딸들, 친부모엔 손녀, 안겨드리고 싶어요."

1976년 1월 23일 입양기관인 한국사회봉사회를 통해 네덜란드에 입양된 에리카 빌레미엔(한국명 서준희·48) 씨는 "그분들이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분들이 잘살고 계셨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3일 서 씨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사연에 따르면 그는 1975년 9월 1일 오전 1시 15분쯤 부산시 서구 암남동에 있는 보육원인 '소년의 집' 앞에서 발견됐다.

당시 두 살 정도였던 그를 발견한 사람은 왕○현 씨(부산 중구 거주 24살 운전사)다. 기록에는 포대기와 기저귀 2장, 분홍색 셔츠 1장이 함께 발견됐다고 나온다.

그러나 친부모의 이름, 생년월일 등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서 씨는 이후 서부경찰서를 통해 부산 남광보육원에 인계됐다가 네덜란드로 갔다.

그의 추정 생년월일은 1974년 12월 4일이고, 출생지는 부산이다.

농부인 양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와 함께 네덜란드에서 생활한 그는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예술학교에서도 공부했다.

졸업 후 사진작가와 예술가로 일한 그는 모국을 방문해 몇 달 동안 예술 관련 행사를 열기도 했다.

한국에서 입양된 같은 처지의 남편과 사이에 두 딸을 뒀고, 현재 로테르담의 한 극장에서 일하고 있다.

1993년 가족 찾기를 시작한 그는 자신을 처음 발견한 왕 씨를 찾았지만, 몇 년 후 그와의 연락이 끊어졌다. 2004년 소년의 집에서 일하던 사람을 통해 누군가를 찾았지만, 이 정보 또한 잃어버렸다.

서 씨는 만일 가족을 만난다면 "잘 살았다고, 더는 저에 대해 걱정은 하지 말라. 어떠한 원망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입양한인 서준희 씨 현재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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