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다정다감·성실함의 대명사"…하와이마우이한인회 부회장
"한인, 다정다감·성실함의 대명사"…하와이마우이한인회 부회장
  • 강성철
  • 승인 2022.10.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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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만 2만 명인데 이민사 전할 표지도 기념관도 없어 안타까워"

"한인, 다정다감·성실함의 대명사"…하와이마우이한인회 부회장

"후손만 2만 명인데 이민사 전할 표지도 기념관도 없어 안타까워"

유선희 하와이 마우이한인회장
[촬영 강성철]

(인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하와이에서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다들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근면하고 성실한데다 정도 많다고 신뢰하기에 다들 어깨 펴고 삽니다."

인천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하려고 방한한 유선희(51) 미국 하와이 마우이한인회 부회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민 선조들이 쌓아온 훌륭한 전통을 후대가 잘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20년 전 하와이에 첫발을 디딘 선조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상하이 임시정부에 후원금을 보내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다"고 소개했다.

또 "어렵게 살아도 음식을 하면 현지인 이웃들과 나누고 각종 잔치에 타민족을 초대하는 등 베풂에 앞장섰다"며 "이런 전통을 주류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자부했다.

유 부회장은 "선조들의 노고를 잊지 않으려고 한인회가 매년 2차례 한인 선조의 무연고 묘비를 찾아 묘역을 정리하고 성묘도 한다"고 밝혔다.

1903년 1월 13일 노동 이민으로 하와이로 건너간 93명을 시작으로 1905년까지 6천747명이 하와이로 이주했다.

이들의 후손은 120년 동안 하와이 각 섬을 비롯해 미국 본토 등으로 뻗어나갔다.

유 부회장은 "마우이섬에 사는 후손만 2만 명이 넘는다"며 "해외 이주가 본격화한 1980년대 이후 건너온 한인들은 1천여 명으로 후손들과 잘 어울려 산다"고 소개했다.

한인 선조 무연고 묘지 벌초하는 마우이한인회
하와이 마우이한인회는 매년 한인 선조 무연고 묘지를 찾아 묘역을 정리하고 성묘도 한다. [마우이한인회 제공]

그는 "한인들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현지인들과 결혼해 혼혈이 많다"며 "그런데도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산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피가 8분의 1도 안 섞여서 모양새가 달라 보여도 한국인을 만나면 반갑게 "아임 코리안(나는 한국인입니다)"이라고 인사할 정도라는 설명이다.

1992년 미국 애리조나로 유학 온 그는 1999년부터 하와이로 이주해 미용·뷰티숍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섬 곳곳에 새겨 있음에도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 하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후손들뿐만 아니라 모국과 주류사회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기념관이 필요하다"며 "한인회만으로는 여력이 부족한 일이라 모국에서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인회는 매년 6월 25일에 '참전용사의 날' 행사를 연다. 참전용사와 가족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유명을 달리한 이들을 추모한다.

유 부회장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목숨을 내던졌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한 행사"라고 힘주어 말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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