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 'K' 붙는 모든 것중 으뜸될것"
이어령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 'K' 붙는 모든 것중 으뜸될것"
  • 왕길환
  • 승인 2022.03.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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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 위한 포럼' 축하 영상서 밝혀
"모든 것 담아 세계에 알려주는 종이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

이어령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 'K' 붙는 모든 것중 으뜸될것"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 위한 포럼' 축하 영상서 밝혀

"모든 것 담아 세계에 알려주는 종이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

지난달 26일 별세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마음과 사랑과 정성, 이 모든 것을 담아서 세계에 널리 알려주는 종이의 역사를 만드는 것은 생명의 역사이기도 한 것입니다. 어떤 물질, 어떤 기술, 어떤 운명보다도 생명만 한 것이 없습니다."

지난달 26일 별세한 '시대의 지성'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24일 새문안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전통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 포럼'에 보낸 축하 영상에서 한 말이다.

고인은 주최 측인 한지살리기재단의 축사 요청을 받고 작고하기 전 영상을 제작해 재단에 보냈다. 재단은 이날 포럼에서 영상을 공개한다.

영상에서 고인은 "생명의 가장 귀중한 거, 그 기술 그것을 돕는 거, 지키는 거 그게 바로 인간 정신의 양식이 되었던 그 종이 문화 가운데서도 한지"라고 밝혔다.

그는 "한지가 가진 그 특성이 21세기 포스트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이기는 그게 바로, 백번 손이 가야 비로소 만들어질 수 있다는 따뜻한 종이, 잘 흡수하는 종이, 가죽보다 질겨서 천 년 이상을 가는 것, 질기면서도, 따뜻하면서도, 유순하고 우리의 생각을 담아주고 마음을 담아주는 그릇으로서의 이 종이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꼭 등재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전통 한지 '시지' 제조법 재현
(대전=연합뉴스) 조선 시대 과거 시험용으로 사용했으나 제조법이 전해지지 않아 명맥이 끊긴 전통 한지 '시지'(試紙) 제조기술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해 재현됐다. 사진은 전통 한지 '시지' 2021.11.16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고인은 종이와 자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관련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해 종이 만드는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한지의 우수성을 먼저 알았던 서양인 다드 헌터(1883∼1966년)와의 인연을 내세웠다. 한국 종이의 제조술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유산으로서 꼭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던 헌터가 한국을 방문했던 해(1933년)에 자신이 태어났다고 했다.

방한 당시 종이 만드는 것을 직접 지켜봤던 헌터는 '한·중·일 종이 순례'라는 책에서 고인이 살았던 세검정 일대와 조지서(造紙署)를 소개했다.

"우수한 종이를 만든 종이의 왕국, 이것이 바로 평창동, 제가 사는 이곳 조지서에 대한 기록이 상세히 나와 있던 것입니다. 조지서는 전통 한지 생산·관리의 중심지입니다."

조지서는 15세기 초 물이 좋고 넓은 바위가 있어 한지 제조에 적당했던 자하문 밖에 설치돼 최고 품질의 한지를 생산했으며, 그 명성은 중국에까지 퍼졌다.

고인은 "전통한지의 유네스코 등재는 방탄소년단(BTS) 등 오늘의 'K'자가 붙는 모든 것 중에 으뜸이 될 것"이라며 "등재 추진에 앞장서는 여러분들은 'K-종이'를 선도하는 주인공"이라고 추켜세웠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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