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탈출 10살 여아, 광주 고려인마을 도움에 모국 안착
신조야 대표 "우크라 주변국으로 흩어진 나머지 동포 30명도 돕겠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우크라이나에 사는 고려인 동포가 광주 고려인마을의 도움으로 전란(戰亂)을 피해 모국에 안착했다.
22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출신 동포 남루이자(56) 씨의 손녀인 남아니따(10) 양이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아니따 양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자 가족과 함께 루마니아, 헝가리 국경을 넘으며 피난길에 올랐다.
이번 입국은 이달 12일 최마르크(13) 군에 이어 우크라이나 출신 광주 거주 고려인의 가족이 전란을 피해 우리나라로 찾아온 두 번째 사례이다.
아니따 양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도착 이후 단기방문(C-3) 비자를 발급받았고, 광주 고려인마을의 경비 지원 덕분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함께 입국한 다른 고려인 동포가 인천공항까지의 여정 동안 아니따 양을 돌봤다.
아니따 양은 조부모, 아버지가 거주하는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당분간 지낼 예정이다.
광주 고려인마을에 연고를 둔 우크라이나 출신 동포는 현재 약 30명이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 흩어져 한국으로 피신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전개 중인 광주 고려인마을은 한 사람당 100만원까지 경비를 지원 중이다.
광주 고려인마을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동포 250여 명이 살고 있다.
이들이 터전을 마련한 광산구의 시민단체, 기업, 기관, 주민 등은 '평화 성금' 1억원을 모아 광주 고려인마을을 통해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지역 시민사회도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을 돕기 위한 기금을 모아 광주 고려인마을에 전달했다.
외교부는 법무부와 협의를 통해 현지 정세가 안정화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출신 동포, 그 가족의 사증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신조야 광주 고려인마을 대표는 "우크라이나 주변국에 머무는 나머지 동포들도 하루빨리 모국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