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트럼프 연줄 잡아라"…전직 총리·로비스트 총동원
세계 각국 "트럼프 연줄 잡아라"…전직 총리·로비스트 총동원
  • 김경희
  • 승인 2024.04.25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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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보도…獨, 미국내 州단위로 인맥쌓기·日, 전직 통역까지 '중용'
"한국, 바이든 정부 고려 '스텔스 모드'…로비 회사 통해 기류 파악"

세계 각국 "트럼프 연줄 잡아라"…전직 총리·로비스트 총동원

로이터 보도…獨, 미국내 州단위로 인맥쌓기·日, 전직 통역까지 '중용'

"한국, 바이든 정부 고려 '스텔스 모드'…로비 회사 통해 기류 파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대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면을 마련하기 위한 전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의 동맹들이 혹시 모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사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 첫 집권 당시 사실상 외교적 고리가 전무한 상태에서 고강도의 보복 관세를 포함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특유의 돌발 행동에 당할 대로 당한 각국이 사전 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각종 여론 조사에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대선을 6개월여 남겨 놓고 선거 결과를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자 각국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측 모두에 대한 보험들기에 한창인 셈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인맥 찾기조차 쉽지 않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공들이기가 한층 눈에 띌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고율의 관세로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을 맞은 독일은 트럼프 2기에 대비해 일찌감치 주 단위에서 네트워킹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 BMW가 진출한 오클라호마, 아칸소, 앨라배마 등 공화당 성향 주들에서부터 차근차근 진지를 구축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민 및 펜타닐 문제로 미국과 긴장과 공조 사이의 줄타기를 하는 멕시코 상황은 한층 다급하다.

멕시코 집권 여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 당시 자국의 외교장관을 지낸 마르첼로 에드바드를 차기 외교장관으로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일본 역시 과거 트럼프 인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총리의 유명한 '골프' 회동 당시 통역을 담당한 다카오 스나오를 중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전날 뉴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격 회동하기도 했다.

현직 정부의 핵심 관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회동했고, 지난 17일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

또 지난 8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을 만났고, 지난달에는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저택인 마러라고를 방문했다.

다만 올해 예정된 선거에서 승리가 예상되는 영국 노동당은 트럼프 당선 시 관계에 고전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노동당 외교장관 지명자인 데이비드 래미가 타임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나치에 소시오패스'라고 맹공한 전례가 대표적이다.

래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와 만나는 등 네트워킹 방안을 모색중이다.

호주의 경우 트럼프 재임 때 총리를 지낸 주미대사 케빈 러드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러드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과거 비판을 거둬들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약간 나쁜 사람이다. 그가 적대적이라면, 그 자리에 오래는 못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로이터는 한국은 이들 나라들과 대조되는 '로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직접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을 접촉하기보다는 로비회사들을 이용해 기류를 파악하는 이른바 '스텔스 모드'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워싱턴의 로비거리에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포함해 통상 및 투자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한 한국인들로 들끓는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줄이 있는 로비회사로는 플로리다 기반의 브라이언 밸러드가 설립한 밸러드 파트너스가 대표적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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