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남매 두고 전사한 6·25 참전용사 73년 만에 귀환
어린 남매 두고 전사한 6·25 참전용사 73년 만에 귀환
  • 박수윤
  • 승인 2024.04.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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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부하 구하려 수류탄에 몸 던진 차성도 중위 삼촌으로 확인

어린 남매 두고 전사한 6·25 참전용사 73년 만에 귀환

1970년 부하 구하려 수류탄에 몸 던진 차성도 중위 삼촌으로 확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젊은 아내와 어린 남매를 뒤로하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용사의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04년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일대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5사단 소속 고(故) 차말줄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국유단은 '6·25전쟁 당시 사망한 군인 여러 명이 매장됐다더라'는 지역 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2004년 9월 횡성에서 고인의 유해를 발견했다.

2010년 고인 아들의 유전자 검사에서 가족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신 기술로 거듭 분석하면서 올해 3월 부자 관계가 입증됐다.

1917년 3월 울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정유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9월 자원입대했고, 이듬해 2월 8일 중공군 공세에 맞서 '횡성-포동리 부근 전투'에 참전하다 34세의 젊은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은 1970년 야간 훈련 중 부하가 안전핀을 뽑다가 놓친 수류탄을 온몸으로 덮어 소대원을 구한 뒤 산화한 고(故) 차성도 중위(육군3사관학교 1기)의 삼촌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 차성일(75) 씨는 "제 생애 아버지의 유해를 찾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저 현충원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울분을 달래왔다"며 "험난한 산꼭대기를 수차례 오르내리며 아버지를 찾아준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29명으로 늘었다.

6·25 전사자 유가족은 전사자의 8촌까지 유전자 시료 채취로 신원 확인에 참여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면 포상금 1천만 원이 지급된다. 관련 내용은 국유단 대표 전화(☎ 1577-5625)로 문의하면 된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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