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직 美대통령 중 첫 형사재판…"美에 대한 공격" 주장(종합2보)
트럼프, 전직 美대통령 중 첫 형사재판…"美에 대한 공격" 주장(종합2보)
  • 이지헌
  • 승인 2024.04.16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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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돈' 의혹 사건…트럼프 "정치적 기소" 거듭 비난
트럼프, 주4일 법정 나와야…야간시간대 유세로 선거 운동 지속
판사, 트럼프 측 기피신청 반려…다른 '입막음 사례' 증거 인정

트럼프, 전직 美대통령 중 첫 형사재판…"美에 대한 공격" 주장(종합2보)

'성추문 입막음돈' 의혹 사건…트럼프 "정치적 기소" 거듭 비난

트럼프, 주4일 법정 나와야…야간시간대 유세로 선거 운동 지속

판사, 트럼프 측 기피신청 반려…다른 '입막음 사례' 증거 인정

피고인석에 앉은 트럼프 전 대통령
[뉴욕 A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형사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섰다.

그는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하고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됐으며 이날부터 한 달 넘게 재판을 받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자신의 형사 재판이 열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15층 법정에 도착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게 "이 같은 일은 전에 일어난 적이 없고, 법학자들도 말이 안 되는 사건이라고 한다"며 "이것은 정치적인 기소"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을 향한 공격이다. 나는 여기 있는 게 자랑스럽다. 이것은 진정 정적을 향한 공격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정 들어서기 전 회견하는 트럼프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며 34개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3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형사재판 4건 중 하나다. 11월 대선 이전에 재판 일정이 확정된 형사사건은 이 건이 유일하다.

이날 재판 시작과 함께 트럼프 측 변호인은 담당 재판관인 후안 머천 판사의 딸이 민주당의 정치 컨설턴트로 일했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며 머천 판사를 상대로 기피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담당 판사를 상대로 기피 신청을 했지만, 머천 판사는 딸의 이력으로 재판의 공정성이 문제 될 게 없다는 재판 윤리위원회 판단을 근거로 기피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 재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거나 관할 법원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한 곳으로 바꾸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으며, 이런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법정 들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뉴욕 EPA=연합뉴스]

한편 머천 판사는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 관련 사안을 이번 재판의 증거로 채택해 달라는 검사 측 요청을 수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맨해튼지검은 공소장에 기재된 대니얼스 관련 범죄사실 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선거에 불리한 정보를 사들인 뒤 대중에 알려지지 않도록 묻어버리는 '캐치 앤드 킬'(catch and kill) 수법을 활용했다는 점을 부각하려 애써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이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한때 불륜 관계였다는 사실을 폭로하려 하자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독점 보도 권리를 사들인 뒤 이를 묻어버린 사건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내셔널인콰이어러 모회사 AMI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두걸과의 혼외 관계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내셔널인콰이어 관련 건이 이번 재판과 무관하므로 증거로 인정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판사는 검찰 측의 손을 들어줬다.

머천 판사의 증거 인정으로 이번 재판에서 핵심 인물인 코언이나 대니얼스는 물론 페커, 맥두걸도 주요 증인으로 법정에 설 전망이다.

맨해튼 법원 인근 트럼프 지지자 시위
[뉴욕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역사적인 재판이 개시된 이날 맨해튼지방법원 인근에는 새벽부터 많은 취재진이 몰려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일부 취재진은 방청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줄을 섰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경찰은 법원 주변에 철제 펜스를 쳐 취재진과 지지자 또는 항의 시위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재판 첫날인 이날부터 첫 주간에는 12명으로 이뤄지는 배심원단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선정 과정에서 이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형사사건 피고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6∼8주로 예상되는 재판 일정 내내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재판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로 예상되며,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4회 열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기간 야간 시간대에 선거 캠페인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재판 맨해튼 법원 밖 취재진
[뉴욕 UPI=연합뉴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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