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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아동권리보장원 해외입양인 친가족을 찾아드립니다.
노르웨이 입양한인 "39년전 저를 버렸다는 분노, 없어요"
투바 크리스티안센씨, 대전 피어스보육원 입구 계단서 발견
2019. 09. 10 by 왕길환

노르웨이 입양한인 "39년전 저를 버렸다는 분노, 없어요"

투바 크리스티안센씨, 대전 피어스보육원 입구 계단서 발견

 

 

투바 크리스티안센씨 성장 모습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저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잘 자랐습니다. 39년 전 부모가 저를 버렸다는 분노 같은 것은 없어요. 이제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노르웨이 입양 한인 투바 세실리스텐클레브 크리스티안센(한국명 안은아) 씨가 친부모를 찾고 있다.

낳아준 엄마는 마음속으로든 행동으로든 자신을 찾아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하면서 "우리가 영영 못 만날 수도 있지만, 사람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희망을 품었다.

그는 아동권리보장원(구 중앙입양원)에 뿌리를 찾겠다며 이런 내용의 편지와 입양 당시 사진 자료 등을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어느 날 우리 각자의 앞길에 교차로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혹여나 실제로 교차로가 있다면 거기서 만나 제 흔적을 짧게나마 메시지로 남김으로써 무사히 잘 컸다는 걸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입양 보낸 것은 좋은 선택이었고, 자라면서 엄청난 슬픔과 행복을 겪었지만 그런 경험들이 오늘의 저를 만들어줬다"고 털어놓았다.

투바 크리스티안센 씨는 1980년 12월 17일, 대전 피어스보육원 입구 계단에서 발견됐다. 당시 생일이나 이름 등 어떤 정보도 남기지 않고 부모는 사라졌다.

보육원에서 2년간 자랐고, 그때 대전 동구청에 보육원 관계자가 출생 신고(1980년 12월 12일생, 이름 안은아)를 한 정황이다.

"보육원에서 있었던 그 어떤 기억도 남아있지 않아요. 이후 노르웨이 오슬로의 따뜻한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그리고 제 몫을 하는 사람으로 잘 성장했습니다."

그동안 뿌리를 찾는 것에 대한 절박함이 없었지만 딸(12세) 아이가 커갈수록 모성애가 깊어져 갔고, "요즘은 하루빨리 부모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시간에 쫓기고 있을 정도"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내년 가을 꿈에도 그리던 모국땅을 처음 밟아 대전에 있는 보육원을 방문하고, 친부모 찾기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문의: 아동권리보장원 ☎ 02-6943-2654∼6, 이메일:familysearch@ncrc.or.kr

 

투바 크리스티안센씨의 사진첩
[본인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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