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센서스에 이주 관련 문항 충분히 포함해야"

박효민 시립대 교수 "국내외 이주 배경 관련자료 수요 늘고 있어'

2021-11-30     양태삼

"인구 센서스에 이주 관련 문항 충분히 포함해야"

박효민 시립대 교수 "국내외 이주 배경 관련자료 수요 늘고 있어'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우리나라의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에서 이주민 관련 설문 문항이 외국에 비해 단순한 탓에 이주민 정책 등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효민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30일 '각국 센서스의 이주 문항 현황 및 한국 센서스에서의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이민정책연구원 '이슈 브리프' 보고서에서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등 부처별로 다문화 관련 통계를 작성하고 있으나,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외국과 비교해 이주 관련 문항이 자세히 포함되지 않았다.

2016년 기준으로 가구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정부 승인 통계 133종 가운데 이주 관련 문항이 포함된 통계는 21.1%, 28종에 불과했다.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이주 관련 문항은 '출생 시 국적', '현재 국적', 한국 국적이 아닐 경우 '입국 시점' 등 세 문항에 그쳤다.

반면 영국은 출신국 외에 인종(백인, 아시아인, 혼혈, 흑인 등) 등을 묻는다. 미국도 인종(백인, 아메리카 원주민, 히스패닉, 흑인 등)을 설문하며, 캐나다는 인종뿐 아니라 문화적 기원도 묻는다.

뉴질랜드와 프랑스 등 이주 배경 구성원의 비율이 높은 국가 역시 센서스에 이주 배경 관련 문항을 충분히 포함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뉴질랜드 같은 나라는 이주민으로 출발한 국가라는 점, 영국과 독일, 프랑스는 이주민을 대거 받아들인 국가라는 점에서 이주민의 구성이 복잡하고 다양한 만큼, 조사를 자세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한국도 1세대 이주민과 2세대 이주 배경 구성원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인 만큼, 이주민 대상 정책을 세분화해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국내외 이주 배경 관련 자료 수요 증가에 부응하고 정책을 세밀하게 수립하기 위해 센서스에 인종적, 민족적 배경에 대한 문항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며 "이주민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센서스 문항을 더욱 세밀하게 개발해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