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진출 기업 지원·교류 확대'…한아랍재단 설립 추진

2021-06-30     이상서

'중동 진출 기업 지원·교류 확대'…한아랍재단 설립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아랍권 국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지원하고, 양국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학술·문화 교류를 담당할 '한·아랍재단' 설립 법안이 추진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아랍재단 법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고 30일 밝혔다.

법안은 2008년 당시 정부가 아랍연맹 회원국 22개국과 함께 세운 '한·아랍소사이어티'(KAS)를 외교부 산하기관으로 이관해 역할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관 합동 비영리 공익재단 형태인 한·아랍소사이어티는 양국 협력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했다. 그러나 설립 근거 등이 법률에 명시되지 않았던 탓에 역할과 지위가 불명확하고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의원은 "올 초 오만 인근 해역에서 우리 선박이 이란에 억류됐다가 석 달 만에 풀려난 일이 발생하는 등 중동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늘면서 관련 이슈도 잇따르고 있다"며 "아랍권 국가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과 기업 지원, 교민 소통 등의 역할에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서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탈석유 시대에 진입하며 변화 갈림길에 있는 중동 정세를 고려한다면 기존 법인이 지닌 업무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크다"며 "무엇보다 정부 산하기관으로 두면 관리 감독 측면에서 강화된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안 발의에 관련한 외교부 관계자도 "현재 한·아랍소사이어티의 활동이 문화 분야에 편중된 경향이 있다"며 "부처 산하기관으로 자리 잡는다면 학술과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방면으로 역할이 확장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예 조직을 새로 꾸리는 게 아니라 기존 법인을 개편하는 방식인 만큼 재정 부담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트라의 '중동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동 프로젝트 수주는 85억 달러(약 9조5천812억 원)로 전년 동기(43억 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 사는 재외동포는 2만5천 명에 이른다.

한 의원은 "법안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이며, 다음 전체회의에서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최근 외통위 법안 심사가 많지 않기에 최대한 통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shlamaz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