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단순히 동거 생각 'NO'" 행복한 다문화 제언 '봇물'
2019 연합뉴스 다문화포럼 발표·토론자들 "평등관계·전문상담 이용" 조언
"국제결혼, 단순히 동거 생각 'NO'" 행복한 다문화 제언 '봇물'
2019 연합뉴스 다문화포럼 발표·토론자들 "평등관계·전문상담 이용" 조언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배우자는 입국 후 전문적인 상담을 한번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한국인 남편은 아내와 처가에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솔직하게 말해주고 이들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듣는 게 좋아요"(박창덕 경기다문화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인 배우자들은 '왜 나만 노력해야 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한국인에게 여긴 '홈그라운드'죠. 상대적으로 열정이 많은 배우자가 좀 더 노력하면 좋지 않을까요"(이현주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27일 열린 2019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에서는 건강한 다문화 가정 조성을 위해 한국인 배우자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솔직하면서도 진심 어린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제발표를 한 임원선 신한대 교수는 2017년 다문화 가정 내 한국인 배우자 7명을 상대로 심층 면접한 결과를 공개하고 성공적인 다문화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9가지로 구분했다.
임 교수가 제시한 한국인 배우자에게 필요한 역할로 ▲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 ▲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 믿음과 신뢰 ▲ 역지사지 ▲ 기다려주고 잘 가르쳐 주기 ▲ 함께 취미생활 하기 ▲ 함께 노력하기 ▲ 적극적인 지원 ▲ 정기적 외부 상담 등을 꼽았다.
임 교수는 한국인 배우자에게 가족 생애주기별로 다른 역할이 요구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그는 "결혼 전 준비단계에서는 배우자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해야 하고 결혼 단계에서는 의식주 측면에서 다른 문화권에서 온 배우자가 기본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정숙 평택대 교수도 "국제결혼을 할 때 단순히 한집에서 산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외국인 배우자의 성장 과정, 배우자의 모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인 이 센터장은 "다문화 가정 부부 가운데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일부도 있지만 대부분 행복한 가정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다문화 부부간 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맞지 않았을 뿐"이라며 "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베트남 아내와 가정을 꾸린 박 이사장은 "결혼 초에 '내가 어느 정도 벌고, 어느 정도 쓰고 처가에서 원하면 어느 정도 지원해줄 수 있다'까지 다 공개했다"며 "이 일이 계기가 됐는지 신뢰 문제로 다툰 적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몽골인 아내와 사는 김태균씨는 "지시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합의점을 도출해내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동조했다.
김명국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표위원은 "한국인 남편은 아내의 나라와 그 문화를 자세하고도 충분히 알아보고 절대로 무시하는 언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매일 배우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토론을 이끈 조희금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이사장은 "나와 저 사람이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갈등이 생기지만 차이를 인정하면 조금만 같은 점을 찾아도 기뻐하게 된다"며 "(다문화 부부들도) 차이를 기본으로 같은 점을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마무리했다.
sujin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