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동포 기업인 "다문화는 경쟁력"…홍천 해밀학교 학생들 멘토링
日동포 기업인 "다문화는 경쟁력"…홍천 해밀학교 학생들 멘토링
  • 강성철
  • 승인 2019.10.21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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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 동경상의 회장, 임원들과 학교 찾아 성공담 전하며 용기 북돋워

日동포 기업인 "다문화는 경쟁력"…홍천 해밀학교 학생들 멘토링

장영식 동경상의 회장, 임원들과 학교 찾아 성공담 전하며 용기 북돋워

동경한국상공회의소 임원들, 홍천 해밀학교서 멘토링
(홍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재일동포 기업인 단체인 동경한국상공회의소 장영식 회장 등임원 8명이 21일 오후 강원도 홍천의 다문화 해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성공담을 전하는 멘토링 강연을 펼쳤다. 2019.10.21 wakaru@yna.co.kr

(홍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다문화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기죽지 말고 스스로 당당하세요. 모국과 거주국의 말과 문화를 안다는 것은 경쟁력입니다."

장영식 동경한국상공회의소(이하 동경상의) 회장은 21일 오후 가수 인순이가 강원도 홍천에 세운 다문화학교인 해밀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나 "다문화는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회장을 비롯해 동경상의 임원 8명은 이날 이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멘토링 강연'을 펼쳤다. 동경상의는 지난 1월 해밀학교 학생들을 도쿄로 초청해 진로 탐방 행사를 열었고, 이번에는 학교를 직접 찾아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강연을 한 것이다.

장 회장은 가난한 일본 유학생 시절 신문 배달을 시작해 한국에서 쌀을 수입해 리어카에 싣고 다니며 한식당에 공급한 일과 한국 가수의 카세트 테이프를 20만개 들여와 도쿄 전역을 돌며 판매했던 사연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장사 수완을 배워 오늘날 3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면세점 성공사례를 들려줬다.

그는 "살면서 꿈이나 목표는 계속 바뀔 수 있지만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은 치열함"이라며 "거상이 된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무일푼이었다. 남과 달랐던 것은 매일 매일 승부를 건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류경인 부회장은 "좋은 대학 나왔다고 좋은 인생을 살 거란 공식은 없다"며 "공부든 노는 일이든 뭐든 적극적으로 하며 경험을 쌓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 부회장은 학생들의 '경색된 한일관계 속에서 재일동포로 살아가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처럼 이웃한 나라들은 티격태격하면서 지내기 마련이라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낙관적으로 본다"며 "일본에서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사람은 소수고 대다수는 양국 관계가 나아지기를 바란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고철명 부회장도 "한국은 모국이고 일본은 거주국이기 때문에 양국이 사이좋게 공동 번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강연 내용을 꼼꼼히 메모했고, 재일동포 기업인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 가정이지만 늘 당당하게 산다는 모습에 자신감을 얻는 표정이었다.

일본 진로 탐방에 참여했던 한승훈 학생은 "언론에서 일본 우익의 헤이트스피치(특정 민족이나 인종을 모욕하는 증오 표현) 기사를 보며 그 속에서 외국인으로 살기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자신감 넘치게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감동했다"며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동경상의 임원들은 강연 후 학교 곳곳을 둘러봤고, 학교 관계자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오사카 코리아국제중고등학교 이사장인 김순차 부회장은 "1월 만난 학생과 인순이 이사장을 다시 보니 새록새록 정이 생기고 학교를 돕는 일이 내 일처럼 가깝게 느껴져 기쁘다"고 반겼다.

인순이 이사장은 "한국에서 다문화인으로 살아가다 보면 모국과의 관계가 안 좋을 때 움츠러들기 마련"이라며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에 살면서 주류사회에 진출해 당당하게 자리 잡은 이야기가 학생들에게 큰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좋아했다.

해밀학교서 강연하는 장영식 회장
(홍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21일 오후 홍천 해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일본 진출 성공담을 전하는 장영식 동경한국상공회의소 회장. 2019.10.21 wakaru@yna.co.kr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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