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우선시한 공적원조는 효율적·효과적 방법 아니다"
"국익 우선시한 공적원조는 효율적·효과적 방법 아니다"
  • 왕길환
  • 승인 2019.09.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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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국제회의서 '공급자 중심' 원조에 비판적 목소리 나와

"국익 우선시한 공적원조는 효율적·효과적 방법 아니다"

ODA 국제회의서 '공급자 중심' 원조에 비판적 목소리 나와

제13회 서울 ODA 국제회의 개회식 장면
[코이카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유엔이 채택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위해서는 국제개발협력(ODA)의 기본 정신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 존 오버튼 교수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 볼룸에서 외교부와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주최로 열린 'SDGs 달성을 위한 상생번영 실천방안'이란 주제의 제13회 서울 ODA 국제회의에서 "지난 10년 동안 국제개발협력은 '공동번영'의 원칙에 초점을 더 맞췄다"고 지적했다.

오버튼 교수는 이어 "그 배경에는 세계 경제 위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며 "많은 공여국이 개발협력 예산을 사용해 전통적인 개발협력과 동시에 개도국에서 사업을 하는 자국 기업의 무역과 투자 운영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공여국의 이익이 수혜국의 복지와 개발에 우선하는 '공급자 중심'의 원조였음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ODA 사업을 통해 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혜국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현지 정부의 개발정책과 발을 맞추고 조화롭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ODA 정신과 원칙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버튼 교수는 개발학 교수로 원조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원조, 주인의식 그리고 개발: 태평양제도에서 자주권에 대한 역효과'라는 책을 냈다.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해외개발연구소'(ODI)의 레이첼 칼레야 선임연구원도 "정치 포퓰리즘의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제개발협력이 국익에 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이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며 "전 세계의 발전을 위한 노력 자체가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다"고 역설했다.

칼레야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를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생태학적으로 회복력 있고, 번영하게 하는 것은 수혜국뿐만 아니라 공여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년 동안 10개 유엔기관, 다자 및 양자 간 개발기관, 개발은행 등을 대상으로 개발 정책 및 프로그램 평가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 마이클 뱀버거 개발평가 독립 컨설턴트는 "모든 나라가 운명을 같이한다는 공동번영의 개념은 국가와 글로벌 발전을 위한 중심 가치가 됐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개발협력 사업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20세기 선형 평가 모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21세기 개발 정책과 프로그램은 복잡하며 사업의 결과와 영향이 공여국의 통제와 개입뿐만 아니라 현지 정부, 타 공여국,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 행동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개회식에서 인사말하는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
[코이카 제공]

발표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는 정부, 국제기구, 학계, 시민단체 등 개발협력 전문가와 관계자 등 1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과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엔다 무르니닝띠아스 '2019년 유엔글로벌지속가능개발보고서(GSDR) 작성을 위한 독립과학자그룹 공동의장' 등이 참석했다.

또 아이너 옌센 주대한민국 덴마크 대사, 필립 터너 주대한민국 뉴질랜드 대사를 비롯해 스테판 클링어빌 유엔개발계획 서울정책센터 소장, 팀슨 바튼 영국 원조효과 독립위원회 수석위원장, 이네스 바이에르 라트비아 개발협력 플랫폼 국장, 응웬 연 하이 베트남 기획투자부 대외경제국 부국장, 손혁상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 김혜경 이화여대 초빙교수 등이 발표와 토론자로 나섰다.

이미경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경제 공동체 시대에 상생번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발도상국의 비즈니스 활성화, 민간 부문의 성장을 견인해 지속가능한 번영의 선순환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코이카도 개발도상국의 민간 부문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제13회 서울 ODA 국제회의 주요 참가자들 단체 기념사진
[코이카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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