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밀실형 다락방 갖춘 만화방, 학교부근 영업금지 정당"
법원 "밀실형 다락방 갖춘 만화방, 학교부근 영업금지 정당"
  • 고동욱
  • 승인 2019.09.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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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형태 만화방 영업 허용한 판결과 판단 갈려

법원 "밀실형 다락방 갖춘 만화방, 학교부근 영업금지 정당"

'북카페' 형태 만화방 영업 허용한 판결과 판단 갈려

도서 전문 대여공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촬영 성연재]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커튼 친 다락방을 운영하는 등 공간을 개방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만화카페'를 학교 주변에서 영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안종화 부장판사)는 만화대여업소를 운영하는 A씨가 서울남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시설 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로부터 약 137m 떨어진 곳에서 만화카페를 운영해 온 A씨는 지난해 당국으로부터 시설 금지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은 교육청이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거리로 200m 범위 내 지역을 교육환경 보호구역으로 설정해 유해시설 운영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한다. 만화대여업은 청소년보호법이 규정한 유해업소 중 하나다.

A씨는 자신의 업소가 청소년 금지구역을 엄격히 구분하고, 가족 단위 이용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쾌적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같은 재판부는 또 다른 만화대여업자가 제기한 비슷한 소송에서 업소가 쾌적한 '북카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로 시설 금지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밝은 조명 아래 공간이 트여 있어 밀실 등이 존재하지 않고, 청소년 구독 불가인 유해매체물이 별도 진열돼 있다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그러나 A씨가 운영하는 업소의 경우 앞선 사례와 같이 판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내부 공간 구성과 운영 실태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뒤 다른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만화카페는 2·3층으로 나뉘어 있고 좌석 탁자 배치도 연속성이 없어 공간 관리가 분산돼 이뤄질 수밖에 없으므로, 관리자 인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구석 등 사각지대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구나 2층에는 상당히 좁은 면적의 다락방들이 있는데, 내부에는 쿠션이 비치돼 남녀가 누워 만화를 볼 수 있다"며 "애초에 입구마다 커튼이 설치돼 있었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불량한 청소년들의 모임 장소나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성인과 청소년의 독서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다는 점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유해매체물 진열대로 청소년이 접근하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해도 미성년자가 이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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