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 파독 60주년…독일 정착한 탄광 노동자 10명이 말하는 삶
광부 파독 60주년…독일 정착한 탄광 노동자 10명이 말하는 삶
  • 성도현
  • 승인 2023.01.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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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 구술집 발간…이유재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과장 총괄

광부 파독 60주년…독일 정착한 탄광 노동자 10명이 말하는 삶

국사편찬위, 구술집 발간…이유재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과장 총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올해 광부 파독 60주년을 맞아 탄광 노동자로 독일에 건너간 뒤 정착한 파독(派獨) 광부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고백한 구술집이 최근 발간됐다.

파독광부 생애사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사편찬위원회가 기획·간행한 구술 사료 선집 '파독 광부 생애사'에는 1960∼1970년대에 서독으로 파견된 김근철(1차 1진) 씨 등 파독 광부 10명의 인터뷰가 담겼다.

광부 파독의 역사는 1963년 12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광부 123명은 1진으로 처음 서독 땅을 밟았고, 이후 1977년까지 7천936명이 서독 광산으로 파견됐다.

구술집은 이유재(52)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과장이 2013년 광부 파독 50주년을 앞두고 2012년 6∼10월 이선영 튀빙겐대 한국학과 연구원과 함께 김씨 등을 인터뷰한 뒤 보고서로 정리한 내용을 다듬어 단행본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학과장은 보고서 내용 일부를 추려 2021년 '글뤽 아우프!'(Gluck Auf!)라는 제목으로 독일에서 먼저 단행본을 출간했고,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해설 등을 추가하면서 광부들의 인터뷰 전체를 실었다.

이 학과장 자신도 파독 광부의 아들이며, 아버지와 함께 독일에 정착한 한인 1.5세다.

이 학과장은 27일 "그간 파독 광부들의 생애사를 포괄적으로 접근한 연구는 없었고, 그들에 대한 연구 자체가 미비한 실정"이라며 "유럽 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 이주사를 가진 파독 광부를 조명함으로써 이주사 연구에 바탕이 될 자료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또 "독일 한인들의 사회통합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겪었으며 명목적인 성공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살피고자 했다"고 전했다.

'글뤽 아우프!' 북토크
[주한독일문화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학과장은 '파독 광부들의 독일에서의 삶'이라는 제목의 해제(解題)에서 "광부들은 자신들의 수고를 독일 사회로부터 인정받은 것보다 한국에서 더 인정받기를 기대한다"며 "희생, 박탈 및 인내로 가득 찬 긴 삶을 보낸 이들은 이제 인정과 돌봄을 갈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걸 국사편찬위원장은 간행사에서 "광부 파독은 국내 과잉 노동력의 해외 송출로 실업 문제를 완화하고 외화 가득률(稼得率)을 제고해 경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 파독 광부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며고된 노동에 시달린다는 것을 의미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과장은 주한독일문화원이 오는 31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문화원 도서관에서 한독 수교 140주년 및 광부 파독 6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북토크 '글뤽 아우프-파독 광부들의 생애사'에도 참여한다.

파독 광부 나복찬 씨와 독일인 배우 윤안나 씨도 함께할 예정이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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