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태권도 덕분에 어깨펴고 살아요" 한국·대만계 대학생들
"호주서 태권도 덕분에 어깨펴고 살아요" 한국·대만계 대학생들
  • 강성철
  • 승인 2019.07.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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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한마당서 품새 단체전 3위 박 루빈·리아, 티파니 고

"호주서 태권도 덕분에 어깨펴고 살아요" 한국·대만계 대학생들

태권도한마당서 품새 단체전 3위 박 루빈·리아, 티파니 고

세계태권도한마당 참가한 호주서 온 한국·대만계 대학생
(평창=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평창 세계태권도한마당에 단체 품새 경연서 3위한 호주에서 온 박루빈(사진 좌측), 대만계 티파니고(가운데), 박리아(우측) 학생. wakaruy@yna.co.kr 2019.6.29

(평창=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백인 사회인 호주에서 아시아 출신 소수민족이라는 것만으로도 움츠러들 수 있지만, 태권도를 배운 덕분에 늘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살아요."

평창 용폄돔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한마당'에 출전해 해외 단체 품새 경영 3위를 획득한 호주에서 온 박 루빈(21)·리아(19) 남매와 대만계 티파니 고(22)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태권도는 우리 자신감의 원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호주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태권도 경력이 각각 10년을 넘는다. 루빈·리아는 3단이고 티파니는 4단이다.

박 씨 남매는 "4단인 아버지가 태권도를 워낙 좋아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했다"며 "어머니도 태권도를 하고 막내 여동생은 1품일 정도로 태권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어려서 뚱뚱했던 티파니는 다이어트를 해보려고 태권도장에 나왔다가 그 매력에 푹 빠졌고 한국이 좋아져 지금은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게 꿈"이라고 활짝 웃었다.

태권도 없는 인생은 생각해 볼 수도 없다는 티파니는 퀸즐랜드대학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 중인 대학생이다.

어린 시절 뚱뚱해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며 의기소침했던 그는 태권도를 접하면서 당당해졌고 주체적으로 살게 됐다며 "태권도 없는 인생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티파니는 태권도를 통해 청소년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돕고 싶어 올해 브리즈번 시내에 태권도장을 차렸다. 도장은 문을 연 지 반년 만에 단원이 유치부·초등부 70명, 성인부 20명으로 늘어났다.

대학을 졸업하면 태권도를 활용한 스포츠교육 전문회사를 차릴 계획이다.

시드니대학 음대에서 트럼펫을 전공 중인 루빈 학생은 지난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 트럼펫 콩쿠르에서 3등을 차지한 재능있는 음악도다.

그는 "클래식 전공과 태권도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 도움이 된다"며 "악기 연주를 위한 긴 호흡이 태권도 품새 유지에 좋고, 정신 수양에 좋은 태권도 덕분에 콩쿠르 나가서 떨지 않는다"고 했다.

장래 변호사나 외교관이 꿈이라는 리아 학생은 시드니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현지인들이 태권도를 쿵후나 가라테의 한 종류로 인식해 속상했는데 요즘에는 태권도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고 있어 신난다"며 뿌듯해했다.

이들은 "같은 도장에서 배워서 오래 알고 지냈기에 연습량이 부족했는데도 호흡이 잘 맞아 3위를 했다"며 "다음에는 충분히 연습하고 실력을 더 연마해서 1등에 도전해 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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