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에 선수로 출전한다는 만족감"…佛 낭트 사는 이문호 사범
"74세에 선수로 출전한다는 만족감"…佛 낭트 사는 이문호 사범
  • 왕길환
  • 승인 2019.07.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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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세계태권도한마당 품새 개인부문 최고령 참가 선수

"74세에 선수로 출전한다는 만족감"…佛 낭트 사는 이문호 사범

평창 세계태권도한마당 품새 개인부문 최고령 참가 선수

프랑스 낭트에서 온 이문호 사범
(평창=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26일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돔에서 열리는 2019 세계태권도한마당 행사에 60세 이상 공인품새 부문 최고령자로 참가했다. wakaru@yna.co.kr

(평창=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우승보다는 이 나이에도 내가 선수로 출전한다는 만족감에 참가했어요."

26일 오후 2019 세계태권도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평창군 대관령면 용평돔에서 만난 프랑스 낭트에서 온 한인 이문호(74) 사범은 "젊음을 확인하기 위해 7년째 공인품새 선수로 참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인 9단의 이 사범은 오는 30일 60세 이상 개인 품새 부문의 선수로 출전해 9개국에서 온 경쟁자들과 기량을 겨룬다. 이 사범은 이번 한마당 행사에 참여한 최고령 선수다.

그의 태권도와 인연은 6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종로 토박이인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태권도복을 처음 입었다. 성균관대 태권도부 주장을 맡았던 그는 겨루기 선수로 국내 대회에서 12차례나 우승했다. 국기원이 창립된 1973년 열린 제1회 세계태권도대회의 한국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이 사범은 1977년 미국에 태권도를 전파하겠다고 마음먹고 비자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3국을 통해 가려고 지인이 있는 프랑스 낭트에 갔다가 눌러앉게 됐다.

일본 가라테가 휩쓸고 있는 현지에서 태권도가 뛰어들 틈새는 아주 비좁았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가라테 클럽에서 한 섹션으로 태권도를 넣고 활동을 시작했다.

서서히 태권도가 알려지면서 그는 '태권도 이문호 도장'을 차렸다. 지금까지 42년째 낭트는 물론 프랑스에 태권도를 알리고 있다.

"1980년부터 8년간 프랑스 국가대표팀 코치(겨루기 부문)로 활약했어요. 88서울올림픽 때 코치로 참가했죠. 등위에는 못 들었지만 프랑스에 태권도를 알리는 계기가 됐답니다."

겨루기 선수와 코치로 활동한 그는 종목을 품새로 바꿨다. 태권도계에서는 겨루기에서 품새로 전환하면 망한다고 말할 정도로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그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 과감히 도전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는 그는 연마 끝에 유럽대회에 나가 우승했고, 멕시코 세계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태권도는 거짓말을 안 해요. 깨끗하고 절도가 있죠. 노력 없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하얀 도복을 입고 할 수 있는 무예예요. 살아있는 한 계속 태권도를 할 것입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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